지난 일요일, 율이 태어난 지 오십일 되던 날, 산부인과 병원과 연계한 스튜디오에서 내준 무료 쿠폰으로 오십일 사진을 찍으러 가서 율이 이모가 눈치 보며 찍은 사진. 뽀샤시하게 그려놓은 스튜디오 사진보다 맘에 든다. 그날 십몇 년 사귄 후배 석주, 현정의 결혼식이 우방타워 1층에서 있어 서연이와 나는 랜드와 타워를 오가며 여름 같은 뙤약볕 아래 가는 봄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필우, 여전한 모습이 반가웠다.

지난 일요일, 율이 태어난 지 오십일 되던 날, 산부인과 병원과 연계한 스튜디오에서 내준 무료 쿠폰으로 오십일 사진을 찍으러 가서 율이 이모가 눈치 보며 찍은 사진. 뽀샤시하게 그려놓은 스튜디오 사진보다 맘에 든다. 그날 십몇 년 사귄 후배 석주, 현정의 결혼식이 우방타워 1층에서 있어 서연이와 나는 랜드와 타워를 오가며 여름 같은 뙤약볕 아래 가는 봄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필우, 여전한 모습이 반가웠다.

사십여 일 술도 담배도 멀리 하였다. 반가운 얼굴들, 어쩔 수 없는 자리, 돌아온 봄을 핑계로 서너 차례 많고 적게 마시고 피웠으나, 열흘 가량은 참말 딱 잊고 지냈다. 욕망이 거세된 듯 거짓말처럼 조금도 생각나지 않고 주변의 유혹도 방해도 없었다. 매주 꼬박꼬박 기약 없이 이어지는 치과 진료와 알 수 없는 힘에 끌려 사는 모양이 제법 달라지기도 한 것이다.
어제오늘 집 앞 도로변에 피기 시작한 벚꽃이며 오며가며 남의 집에 핀 소담한 목련을 보고도 무심키만 하더니, 한낮 봄바람에 실려 멀리 그늘진 옹벽에 샛노랗게 핀 개나리 한 무리를 보고는 꽃을 두고도 한잔 술을 떠올리지 못하는 생에 대하여 잠시 생각하였다. 부질없는 고집과 날리는 꽃잎보다 가벼운 사람살이며, 오가는 계절과 가고 오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오래 생각하였다. 무릇 진통 없는 생산이야 없을 터, 비로소 너와 나는 이렇게 근접하는 것인가, 슬픈 밀명에 울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