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배

대한생명배 세계 어린이 국수전, 예선 리그에서 2승 1패를 기록하며 8강이 겨루는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아쉽지만 녀석에게 좋은 약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0124님은 녀석의 진로 문제로 더 시달릴 게 뻔하니 차라리 잘 되었단다. 그리 생각할 수도 있겠다. 녀석은 가기 전부터 나랑 같이 가면 이길 수 있을 거라 했었는데, 어쨌든 첫 서울 나들이에 좋은 경험을 하고 온 듯.

브라보 3

서연이가 제2회 대구시장배 전국 바둑대회에서 파죽의 9연승을 기록하며 1학년부 우승을 차지하였다. 제1회 대회에서의 어린 모습을 말끔히 씻고 넉 달 사이 내리 3개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지역 어린이 바둑계에서 꽤나 유명 인사가 되었다. 연이어 대회를 지켜보며 나도 어느 정도 긴장을 덜었지만 오늘 녀석은 유난히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대국이 모두 끝나고 바둑학원 원장의 주선으로 한 전직 원장과 다섯 점 접바둑을 둘 때의 낯선 집중력까지 갈수록 녀석의 내면에 자라나는 것을 가늠하기 어렵다. 내일이면 나는 몽골에 있을 것이고 글피에 녀석은 서울에서 첫 전국 대회를 치를 것이다. 모쪼록 저와 내가 넓어지고 깊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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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촬영

지난 20일, 구월 결혼을 앞둔 연애 10년차 커플의 웨딩 촬영장에 함께한 0124님과 션. 언제나 조카들을 대하는 마음이 남달랐던 처제, 늘 고맙고, 축하해. 든든한 홍과 언제 어디서든 지금처럼 살가운 정을 나누며 잘 살기를.

브라보 2

제10회 대한생명배 세계 어린이 국수전 대구지역 예선에서 서연이가 불계로만 전승을 거두며 저학년부(1, 2학년) 1위를 차지하였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꼼짝없이 다음 달 열리는 서울 본선에도 참가하게 생겼다. 마침 생애 첫 해외 나들이 일정과 겹쳐 처음 참가하는 전국 규모 대회에 같이 가지는 못하고 멀리서나마 열심히 응원하여야겠다. 시상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던 한 바둑학원 원장에게 취미로 할 거라 말했더니 옆에서 옆구리를 쿡 찌르는 품이 녀석의 꿈은 여전한 모양이다. 서두를 건 없겠지. 여물어가는 녀석을 오래오래 지켜볼 수 있기를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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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개교기념일을 맞은 서연이와 그에 맞춰 연차를 낸 0124님의 오늘 하루는 꽤나 즐거웠나 보다. 줄 서서 기다리지 않는다고 회전목마부터 카멜백까지 우방랜드의 놀이기구란 놀이기구는 다 타 보고 고스트 하우스도 들른 모양. 놀이공원에서 찍은 사진은 별 게 없고 근처 짬뽕이 유명한 신신반점에서 찍었다는 몇 컷.

사람들도 세상도

서율이가 탈장과 음낭수종으로 수술을 받았다. 입원부터 퇴원까지 2박3일 일정의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병원 문턱을 잘 드나들지 않는 우리로서는 큰일을 치른 셈이다. 중심가에 위치한 대학병원과 소아병동 6인실의 풍경은 인생살이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하게 해 주었다. 짧은 시간에 아는 이들도 여럿 만났다. 첫날엔 자식을 먼저 보낸 한 어머니의 슬픔을 만났으며(이튿날에야 알았다. 늘 그렇게 착하고 고울 수 없는 분이었는데, 글썽이던 눈물과 아파하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둘째 날 아침에는 수술실 앞 대기실에서 친구 녀석의 암 수술을 기다리는 그의 부인을 만났다(다행히 전이된 곳 없이 수술이 잘 끝나 저녁에 찾은 병실에서는 유쾌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의사로 있는 옛 친구도 만났다). 그리고 알은체를 하지는 않았지만 고등학교 때 좋아하던 동아리 지도교사를 보았고, 송아지로부터 공룡으로 이어지던 끈을 타고 만수와 통화를 하였으며 종화형 소식을 들었다.

더 잘 먹고 더 잘 뛰어다니는 녀석을 보니 길게만 느껴지던 며칠이 언제 그랬나 싶으면서도 그 며칠이 이상스레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식게 만들어 어제는 일없이 또 술을 잔뜩 먹고 말았다. 피할 일이지만 그래도 그러고 나니 사람들도 세상도 조금 예뻐 보인다. 오월에 찍은 율이 사진 몇 장. 몸이 자주 속삭인다. 서둘러야겠다. 주변을 정리하든 나를 정리하든.

* 끈을 놓지 말 일이다. 특별할 것도 외로울 것도 없다. 적어도 3%가 우글거리고 있지 않으냐.

카테고리 D50

브라보

2010년 4월 25일, 계명대 성서캠퍼스 바우어관에서 열린 제3회 대구광역시바둑협회 초등연맹장배 학생바둑대회에서 서연이가 1학년부 우승을 하였다. 녀석이 속한 1조부터 9조까지 36명이 참가한 가운데 예선 리그전을 거쳐 본선 토너먼트까지 힘든 관문을 거친 것이다. 대진 운이 따랐겠지만, 졸인 내 마음을 훌쩍 넘어서는 기쁨이 있었다. 모처럼 찾은 교정은 휑하던 태를 완전히 벗고 짙은 서양수수꽃다리 향내만큼이나 독한 기억도 잊게 하였다. 한학촌과 박물관 옆 가로수길을 잠시 걸었다. 한 주를 지친 해가 저물 무렵, 흥에 겨운 육신은 저를 주체하지 못하고 이차까지 내달리고 말았지만, 마음은 내내 거기 서성거렸다. 녀석, 장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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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오래

토요일 점심, 예순일곱 번째 아버지 생신 축하연을 집에서 가졌다. 장어덮밥, 연어무쌈말이, 잡채, 약밥, 갈비찜 등속을 장만하느라 0124님은 거지반 밤을 새운 모양이었다. 마즙과 홍어까지 준비한 줄은 몰랐다. 집에서 담근 석류주를 한잔씩 나누었고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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