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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 산그늘에 2025/04/15

푸른 산그늘에

from text 2025/04/15 19:50
잊자 잊어버리자 별 거 있나 그렇게 세월만 보내다 그저 사람이 좋아 뭐 다 살자고 하긴 그러다 보면 그저 잊고 잊어버리고 그렇게 또 한 시절이 아니 너는 누구니 생각 없는 얼굴이 그저 한 세상이 가고 다시 오지 않을 거긴 어디니 오래 잊으려다 잊으려던 널 까맣게 그 시절이 어디 가고 언제 가버린 건지 기억이 그저 적막이 아니 별 볼 일 없는 꿈이 잊자고 잊어버리자고 없는 세월이 어디서 뚝 잊지 마오 푸른 산그늘에 걸린 처량할손 작은 거미

* 일부러 따온 건 아니지만, 적막과 처량은 마침 읽은 홍자성의 채근담 1장에 같은 단어가 있었다는 걸 사흗날 아침에 덧붙여 둔다. 제대로 붙잡고 읽다가 뒤에 알았다. 책은 도광순 역주로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건데 다른 역자나 출판사의 것은 볼 것도 없이 이게 제일이다. 다음은 그 1장. 바로 전 근사록의 역자도 도광순이었다.

도덕을 지키면서 사는 이는 일시적으로만 적막하지만, 권세에 의지하고 아첨하며 사는 이는 영원히 처량하다. 달인은 사물 밖에 있는 사물을 보며 자신의 배후에 있는 자기를 생각한다. 차라리 일시적인 적막함을 감수할지라도 영원한 처량함은 당하지 않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