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에 해당되는 글 2건

  1. 사월을 노래하며 2026/01/22
  2. 바람의 꿈 2026/01/01

사월을 노래하며

from text 2026/01/22 20:22
이상한 일이다. 그때나 지금의 인연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여기에 이르렀는지 모르겠다. 기억과 사실과 상상이 뒤섞여 앞과 뒤가 분간이 되지 않지만, 어쨌든 살아 있고 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한 번 본 건 기억을 할 수 없다. 한 번 얘기한 것이나 한 번 들은 것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때 우리는 비극만의 서사를 가졌다.

죽은 사람과의 의리를 지키는 사람도 있다. 목련이 하얗게 필 때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새로운 서사를 써 내려가는 사람도 있다. 비극적 서사 위에서만 희망과 전망이 있을 수 있다. 비극 위에서만 극적 의미가 있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 전부일 수 있다. 그때 살아온 굴곡과 질곡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뭘 미루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나중 먹을 술을 위하여 지금 술을 아껴야지. 사월을 노래하며 다음을 기다리고, 자빠져도 다시 일어나야지.

바람의 꿈

from text 2026/01/01 09:06
처음 제식을 만든 이들과 처음 예식을 행하던 이들, 열과 빛을 나누고 소리 없는 명령을 이행하던 그들, 허무를 감당하는 영혼들처럼 그렇게, 꿈을 꾸는 자, 열매를 품은 씨앗, 눈밭에 쓰러진 토끼, 목매단 꿩, 나무를 닮은 닭들과 함께, 복권 없는 당첨을 바라며, 과거로, 우주로, 기억으로 기억을 지우고 망각을 망각으로 대체하며, 먼지처럼 흩어질 자 누구인가. 어제 같은 해가 뜨고 어제처럼 한 세계가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