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주

from text 2025/07/22 18:05
그대는 보지 않았는가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콸콸 흘러 바다에 이르면 다시는 못 돌아오는 것을
그대는 보지 않았는가
권세 높은 사람들도 밝은 거울 앞에서는 센 머리를 슬퍼함을
아침에는 푸른 실 같았거니 저녁 무렵 흰 눈으로 되었네
사람으로 태어나서 큰 뜻을 이뤘다면 모름지기 온갖 기쁨 다 누려야 하는 것을
술도 안 든 금단지가 달 맞는 일 없게 하라
하늘이 나를 낳고 재주까지 주셨으니 반드시 있으리라 긴요하게 쓰일 일이
천금이나 많은 재물 마구 뿌려 쓴다 해도 되돌아오는 것이 이 세상 이치일세
양 잡아라 소도 삶고 이제부터 즐기리라
마신다면 한 자리에 삼백 잔은 되어야지
잠부자여, 단구생이여
술 한 잔 올리오니 그대들은 막지 마소
그대들께 바치리니 한 곡조 술 노래를
그대들은 나를 위해 귀 기울여 들어주오
귀한 음악 산해진미 그 무엇이 부럽겠소
바라기는 오직 하나 오래 취해 안 깨는 것
예로부터 성인, 현인 모두 죽어 쓸쓸한데
이름 남긴 사람들은 술꾼들뿐이로다
그 옛날에 진사왕이 평락관서 벌인 잔치
만금 줘야 사는 술을 흥청망청 마셔댔지
주인아! 어찌하여 돈 없다고 말하는고
곧바로 술을 구해 그대들께 따르리라
오화마도 천금구도 아까울 것 무엇이뇨
아이 불러 내보내서 맛난 술과 바꿔오라
그대들과 함께하며 오랜 시름 녹이리라

李白의 將進酒. 며칠 전 연세 지긋하신 어떤 분이 한자 원문으로 부르는 창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다. 술을 앞에 두고도 마시지 않았으나 계속 떠올라 옮겨 둔다. 정철의 장진주사도 그렇고, 즐기고 누리는 일이 아득하기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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