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6 다섯 번째 롤

FE고 M6이고 첫 롤이랄 때는 제목만은 그럴 듯 했는데,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랄 때에도 하루에 한 군데에서만 찍는 것도 아니고 제목 붙일 걱정도 없어 옳다구나 싶었는데, 결과물이 신통찮고 별로 올릴 만한 것도 없으니 그것도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싶다. 시리즈처럼 시작했다 스리슬쩍 막을 내리기도 그렇고, 일단 가볼랜다.

지난 일요일, 대구실내체육관 베니건스존에서 난생 처음 농구 경기를 관람했다. 야구보다 월등히 박진감 넘치고 중간중간 경기를 쉬는 시간까지 숨돌릴 틈 없이 진행하는 재미가 있었다. 요즘 블로그를 방치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먼길가는 자와 그의 마나님, 두 공주님들과 함께.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코닥 울트라맥스400

FE 다섯 번째 롤

마지막 롤이라 생각하고 실내에서 대충대충 찍었더니 별로 볼 게 없다. 필름카메라 두 대를 쓴다는 게 아무래도 맞지 않는 것 같아 고심 끝에 장터에 내놓았는데 아직 임자를 만나지 못했다. 바디만 남을 게 뻔해 일괄로 내놓았는데, 렌즈는 역시 둘다 인기라 문의가 많은데 바디는 팔릴 기미가 없다. M6만 아니라면 최상급 상태의 멋진 구성이라 생각하는데, 구태여 가격을 많이 내리기는 싫고 함께 가야하나 모르겠다.

* 니콘 FE, MF 28mm F2.8, MF 45mm F2.8P, 코닥 포트라160vc

M6 네 번째 롤

여러 날에 걸쳐 찍은 사진들을 인화해서 들여다보면 꼭 먼 일을 추억하듯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 기억에 잠기는 맛이 좋다. RF는 역시 저속에 강하고 아직 하나밖에 안 써봤지만 라이카 렌즈의 색감은 회화적이고 예쁜 것 같다. 그저 얻은 명성은 아니고 값을 하는구나 싶어 점점 마음에 든다. 일단 그 만듦새와 아름다움이 더해주는 찍는 즐거움을 이제 놓칠 수 없을 것 같다.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후지 오토오토200

M6 세 번째 롤

따뜻한 겨울을 나고 이제 더운 봄이 온다고들 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운 것 만큼이나 추운 게 싫어지더니 어느새 추위가 추억과 그리움의 세계로 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3.1절날 서연이 새 학기 준비물을 사러 나서는 길에 걸어서 아하포토에 들러 M6 두 번째 롤 사진을 찾고 이 사진들의 스캔과 인화를 맡겼다. 경주 나들이 때 찍은 사진들과 이날 찍은 사진들.

저녁에 홈플러스에서 준비물을 고르다가 눈에 띈 자석용 벽걸이판을 구해 거실 벽에다 걸어주었다. 이것도 장식이라면 장식이겠는데 온통 아무 것도 없던 벽면에 걸어놓고 인화한 사진들 몇 장을 붙여놓으니 꽤 그럴 듯 하다.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코닥 포트라160vc

M6 두 번째 롤

설 연휴 마지막날, 따뜻한 날씨가 아까워 바람쐬러 나가 케이블카를 타고 앞산엘 올랐다. 거리는 한산하였으나 산 위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앞산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것도 처음 보았다. 내려와서 걷다가 이른바 회오리보케를 만들어볼 수 있겠다 싶은 배경을 만나 개방 사진을 찍어봤는데 그런대로 괜찮게 나온 것 같다. 흔히 이 라이카 즈미크론 35미리 F2 4세대 렌즈는 라이카 렌즈 중에서도 작고 예뻐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하며, 미주에서는 특히 보케의 왕이라 불린다고 한다. 작고 예쁜 건 틀림없지만 왜 보케의 왕이라 불리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앞산에서 찍은 사진들과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경주 나들이할 때 찍은 사진들 중 일부. 아하포토에서 스캔과 인화.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코닥 포트라160vc

경주 나들이

1박 2일간의 경주 나들이. 바람 한 번 쐬자 쐬자 하다가 설 연휴부터 며칠 따뜻한 날씨에 마음이 동해 잡은 일정인데, 간간이 비도 뿌린데다 기대보다 새초롬한 날씨에 많이 다니지는 못했다. 특히 돌아오는 날 대릉원의 날씨는 한겨울을 방불케 하였다.

동대구역에서부터 경주역, 마음씨 좋은 분들의 향토식당 갈치찌개, 셔틀버스, 힐튼호텔, 선재미술관, 전동스쿠터들, 작은 정자와 물레방아가 있는 연못, 뿌셔뿌셔, 택시 기사, 민속공예촌 근처 대하식당의 닭백숙, 조식 뷔페, 보문호 일주, 관광마차, 뻥튀기, 대릉원과 천마총, 정록식당 쌈밥, 그리고 집 근처 11번 중매인 식육식당까지.

FE 네 번째 롤

이상하게 흔들리거나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은 사진이 많았다. 하긴 늘 그랬는데 크게 인화해보니 느낀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제 스캔과 인화를 맡기고는 M6의 결과물과 비교해보고 아깝더라도 FE를 일괄 정리하자는 마음도 들었더랬는데, 막상 인화된 사진들을 처음 보고는 가격과 편의성 대비 M6을 정리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좀더 자세히 뜯어보고 나서야 공부도 노력도 부족하고 열의도 없는 나를 돌아보게 되었지만, 여하튼 좋은 콤비를 갖춘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 니콘 FE, MF 50mm F1.2, MF 45mm F2.8P, 후지 오토오토200

M6 첫 롤

한 롤 찍는데 참 오래 걸렸다. 대부분 실내에서 짬짬이 찍었고 설 연휴 전날 좀 일찍 일을 마친 덕분에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서연이를 마중 나가 잠시 밖에서 찍을 수 있었다. 그 때 찍은 마지막 사진이 맘에 든다. 일부러 FE와 같은 필름으로 찍어 함께 아하포토에 스캔과 인화를 맡겼다. 값은 싼데 전에 맡기던 동네 사진관에 비해 어떤지 잘 모르겠다. 크게 인화해 보면 다르다고들 해서 쓸데없이 6R로 인화해봤는데, 오늘 집에 잠시 들른 처제와 0124님은 대번에 구분해내긴 하더라만, 두드러지는 차이는 잘 모르겠고 입자가 좀 더 잘고 곱다는 것과 역시 좀 맑고 투명한 느낌을 받았다. 테스트롤보다 건진 게 더 없다.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후지 오토오토200

Nikkor 45mm 2.8P

어제 도착한 Nikkor 45mm 2.8P 실버 렌즈. 막상 전용 필터에 전용 후드까지 장착하고 나면 좀 두꺼워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FE에 장착하였을 때 전체 크기는 M6에 summicron 4th 장착한 거랑 거의 똑같다. 색상이 서로 바뀌었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나름대로 둘다 이쁘다. 좋은 생각이랍시고 확신을 갖고 영입하였는데 뭘 방출하여야 할 지 여전히 고민이다. 성격상 조만간 확 정리해버릴 것 같긴 한데, 모르겠다.

* 정리 대상으로 생각한 네 개 가운데 50.4는 없으면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 50.2와 28mm 2.8, 70-300ED를 장터에 올렸다가 28mm는 보류하였고 50.2는 서울에서 예까지 내려온 S5Pro 유저에게 양도하였으며 70-300ED는 잘 생긴 대학생에게 착한 값에 양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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