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내가 이 길을 걸어왔다기보다 이 길이 나를 데려온 느낌. 그러고 보니 눈 속에 저 매화도 눈이 오거나 쌓인 가운데 핀 게 아니라 피고 나서 눈이 온 것, 만든다기보다 만들어지는 거였다. 그래, 보고 나니 보인 거고 골라서 고른 줄 알았더니 보여서 본 거고 고른 건 내가 아니었구나. 봄은 어딜 갔나. 절반은 초여름 같다가 절반은 초겨울 같더니, 늦봄이라도 부르나, 밤새 바람이 우렁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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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중매 2025/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