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에 해당되는 글 2건

  1. 차곡차곡 2026/02/17
  2. 올드 리프 2026/02/16

차곡차곡

from text 2026/02/17 06:20
벽돌을 한 장 한 장 얹어 집을 지었네. 한쪽으로 창을 내고 다른 쪽으론 흔들의자를 두었지. 흔들흔들거리며 살 거라고, 창밖으로 지는 노을을 보며 잠들 거라고. 꽃나무를 심고 닭을 키우며 살고 싶었네. 먼 못에서 세월 같은 물고기 몇 마리 낚으면 나도 그만 목이 메어 한물간 가수들처럼 노래도 불렀으리라. 불멸자에게 시간이란 무엇인가. 필멸자에게 운명이란 무엇인가. 인연 가루에 외로움 몇 방울 이겨 알록달록 살림을 차리고, 칸살 너머 달이 뜨면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을 떠올리며 술잔도 비웠으리라. 슬픔과 설움 같은 것들을 헐어 봉분 같은 집을 지키고 차곡차곡 꿈들을 접었으리라.

올드 리프

from text 2026/02/16 05:28
그때 너는 어리고 어리석어 운율과 운행을 알지 못했다. 생멸의 이치를 몰랐다. 네 날개는 사라졌다. 부토니에에 꽃 대신 나비가 내려앉았다. 이제 그만, 가도 그만. 작은 구멍에 훨훨 나는 꿈만 남았다. 삐딱한 저 세계를 보라. 그예 달이 떴지 않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