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걸 찾던 때가 있었다. 먼 미래의 어느 날처럼 아스라한 그때, 이미 나는 한번 죽었다. 지난겨울엔 많은 눈이 내렸고, 가슴에는 묻는 것이 많아졌다. 오래 추웠고 지칠 무렵 찾아온 온기가 문득 반가웠지만, 꽃샘추위는 동병상련인양 밉지 않았다. 진광불휘(眞光不輝) 네 글자를 며칠 붙들고 있다가 황지우를 다시 만났다. 그의 말처럼 어느 날 나는 편안해진 가죽부대를 걸치고 흐린 주점에 앉아 먼눈으로 술잔의 수위만을 아깝게 바라보게 될까. 그날이 멀지 않았으면 좋겠다. 삼월은 삼월인가, 오늘은 낮부터 자꾸만 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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