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끝이 났다. 전말이 드러났고 세상은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누군들 한때 찌질하지 않았겠는가. 미래는 가고 있고 현재는 오고 있으며 과거는 과거끼리 충돌한다. 어떤 기억은 바뀌고 어떤 기억은 잃어버린다. 시간은 빠르거나 느리고, 칠엽수 열매에는 억겁의 시간이 있다. 제라늄과 선인장, 꽃치자, 킨기아눔에도, 호야, 개운죽과 달팽이, 물고기, 고양이에도. 가까워서 이리 먼 것인가, 멀어서 이리 가까운 것인가. 한 소식 듣는 일이 다른 우주 이야기 마냥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어마어마한 태풍이 온다는데 누운 자리마다 꽃이 피기를. 일찍 온 가을이 마저 거두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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