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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 소감

from text 2006/11/29 14:08
이런 카메라 어떨까? 니콘 D200 + FM (?) 정도 바디에 필름과 메모리를 동시 장착할 수 있도록 하여, 찍으면 둘 다 기록할 수 있는 그런 거 말이지. 물론 측광은 MF까지 다 지원하고(당연히 스크린도 두 종류를 지원해주고). 그럼 이런저런 고민 없이 덜 귀찮게 찍고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것 같은데.


방금 SLR클럽 장터에 내놓은 모터 드라이브 md-12를 직거래로 넘겼다. 상태 좋은 놈을 싼 값에 지난 번 'FE' 구입할 때 따라온 낡은 하마 가방과 렌즈 포우치 두 개, 흠집 있는 hs-9 후드에다 AA건전지 여덟 개 추가로 딸려 내보냈다. 시험 삼아 써 본 것 뿐이었는데, 구매자가 점검하며 셔터 눌러보는데 왜 그렇게 애잔하고 아쉬운 느낌이 드는지, 울적하기까지 했다. 소리는 왜 또 그렇게 청명한지.

같이 내놓은 70-300ED 렌즈는 문의하는 사람은 종종 있는데, 아직 구매자가 없다. 오늘 저녁까지 안 팔리면 그냥 쓰기로 마음 굳히고 글도 그렇게 올렸는데, 저녁 7시 이후에 전화달라는 쪽지가 한 통 와 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성사되면 팔고 아니면 그냥 써야겠다. 없으면 또 아쉬운 게 망원이니.

70-300ED를 문의한 사람 중 두 명에게 쪽지로 대화하다 이 블로그를 알려주며 바로 아랫글의 리플들을 읽어보기를 권했다. 상태를 묻다가 망원의 필요성과 유용성으로 이야기가 넘어가 알려주게 된 것인데, 상태를 떠나 다들 구매를 포기해버리는 것이었다. 뭐 그럴꺼라는 생각을 하면서 알려주기는 했으나,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보내기 아쉬워 그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딸이 없어 어디 여의는 기분이야 평생 느껴보지 못할 지 모르겠지만, 하루 만져본 md-12를 보내는 마음이 이런데 앞으로 장비 구입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가능하면 방출은 말아야겠다.


* 어제 MF 28mm 2.8 ai-s 구했다. 초점조절링이 조금 덜 묵직하고 몸체에 미세한 흉터가 있어 썩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B+급은 되는 것 같다. 0124님께 미리 말하지 못하였는데, 당분간 뭐 지를 일 없을 것이라고, 뭐 믿어달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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