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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종국에는 2026/08/20

종국에는

from text 2026/08/20 18:56
감정도 세상도 무뎌지기 마련. 정육면체를 설명하는 최고의 방법은 그걸 만드는 거라지. 나는 나를 만들었으되 내가 아닌 것처럼 떠날 모양이로구나. 다음은 이대흠의 애월(涯月)에서 전문. 뭐랄까, 너도 붙박이별이 아니었달까.

당신의 발길이 끊어지면서부터 달의 빛나지 않는 부분을 오래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무른 마음은 초름한 꽃만 보아도 시려옵니다 마음 그림자 같은 달의 표면에는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발자국이 있을까요

파도는 제 몸의 마려움을 밀어내며 먼 곳에서 옵니다 항구에는 지친 배들이 서로의 몸을 빌려 울어댑니다 살 그리운 몸은 불 닿은 노래기처럼 안으로만 파고듭니다

아무리 날카로운 불빛도 물에 발을 들여놓으면 초가집 모서리처럼 순해집니다 먼 곳에서 온 달빛이 물을 만나 문자가 됩니다 가장 깊이 기록되는 달의 문장을 어둠에 눅은 나는 읽을 수 없습니다

달의 난간에 마음을 두고 오늘도 마음 밖을 다니는 발걸음만 분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