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모임에서 영천 신령에 있는 수도사로부터 팔공산 동봉엘 올랐다가 수태골로 내려왔다. 다섯 시간 정도 걸었다. 중턱부터는 아직 겨울산이었다. 그늘진 곳이 많아 그런가 키 큰 진달래(참꽃)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는데 아직 피지 않은 게 더 많았다. 내려오는 길에 어릴 적 생각하며 꽃잎 하나 따서 먹어보았는데 달콤쌉싸름한 맛은 그대로였다. 대구은행 연수원 근처 식당에서 오리고기에 술을 잔뜩 먹고 돌아와서는 다른 모임 자리로 가 또 그만큼을 먹었다. 그래도 생각보다 가뿐한 게 맑은 공기와 오래 걷는 등산이 좋긴 좋은가 보다. 의식이나 행동이나 술이나 과잉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만, 잘 되지 않는 게 또 사람의 일인지도 모르겠다. 내려올 때는 여전히 무릎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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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산쪽에서 동봉으로 오셨나 보내요. 저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코스인데... 신령까지 가는게 만만치 않아서 못하고 있습니다. ^^;
그렇지, 오른 곳으로 되내려오는 것 보단 능선도 좀 타고 다른 길로 내려올 수 있다면 재미가 배가 되긴 한데, 대중교통이 아니면 힘든 일이라, 앞산 정도가 아니면 기회가 잘 닿지 않긴 하더라. 이번엔 관광버스로 신령까지 가서 차를 수태골로 이동시켜 놓고 산행을 했더랬다. 능선을 타진 않았지만 전에 수태골로 올랐던데 비하면 완만한 길이 많아 오르는 재미가 더 있었다. 나무나 산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혹할 만한 경관들도 곳곳에 보이더라. 그나저나 열흘째 사무실 서랍에 잠자고 있는 필름 한 통을 아직 맡기지 못하고 있다. 세 롤 모으긴 아무래도 힘들 것 같고, 잠깐 시내 나갈 짬도 잘 안 나고 그렇다. 개미나 술 퍼먹을 일에는 열심이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