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개설한 지 어언 일년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스무살 언저리 때만 해도 마흔이라면 아저씨도 그런 아저씨가 없었는데 이제 그 나이에 이르니 나는 왜 이리 어리나 하는 생각만 든다. 서른 즈음에는 딱히 그리 서러운 것도 없으면서 표나게 서러워하고 끊임없이 그것을 인식하곤 했던 것 같다(이렇게 말하고 보니 0124님께 특별히 더 미안하다). 그래도 지금은 상대적으로 덤덤한 게 그나마 나이 먹은 태는 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니 스무살이 되기 전 한 때 결코 스무살이 되지 않을 거라 큰 소리치던 시절도 있었다. 때때로 어울리던 여학생들 중에는 철석같은 믿음으로 함께 하겠다고 다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참 아련한 일이다. 조금 전 일주년 기념과 마흔에 이른 심신에 대한 위로를 핑계로 오십미리 즈미크론 렌즈 하나 질렀다. 사실 엊저녁 공셔터 좀 날리다가 갑자기 계시를 받아 질러놓고는 좋은 핑계거릴 찾은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오십주년 기념으로 나온 놈을 사고 싶었지만 여러 형편을 고려하여 삼세대로 질렀다.
블로그를 왜 운영하는 걸까. 사진을 왜 찍는 걸까 하는 물음처럼 세태나 타인에 대해서는 그럴 듯한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에게 물어보니 잘 모르겠다. 아직 어리고, 미혹하며, 살아가는 중이니까 뭐, 천천히 걸어가 볼란다.
블로그를 왜 운영하는 걸까. 사진을 왜 찍는 걸까 하는 물음처럼 세태나 타인에 대해서는 그럴 듯한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에게 물어보니 잘 모르겠다. 아직 어리고, 미혹하며, 살아가는 중이니까 뭐, 천천히 걸어가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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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축드립니다. (장비들 내놓으려고 사진 다 찍어놓고 백일 상 차리는 고부 기다리며 쇼핑몰 헤매며 카시트 뭘로 사야하나 고민만 하던 디기였습니다.)
지윤이 백일 됐구나, 축하한다. 한창 귀여울 때다.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빈다. 1주년, 마흔, 렌즈 다 축하받을 일인게지, 그렇지? ^^ 근데, 내가 구입할 건 없을 것 같다만, 뭔 장비 내놓을려고?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백일도 다 돼서 스피드 라이트를 달아볼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장비 정리였는데 다 제각각 필요해서 구입한 것들이고 당장 안 쓸 뿐이지 제 역할들을 수행하고 있으니 없으면 또 필요할 것 같고.. 뭘 내놓을지 모르지만 심사숙고해서 정하지는 못하고 돌발적으로 정하고 헐값에 넘기고 후회할 것 같은 뻔히 보이는 장비 정리란걸 알면서 이러고 있습니다.
아주 짧은 경험에 의하면 중고 매매라는 게 확실히 주인이 따로 있는 것 같더라.. 급한 게 아니라면 헐값 매각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더라만.. 뭐 언제나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사람의 일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