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봄은 다 가버린 듯, 반팔 소매로도 낮엔 더웠다. 두류공원부터 일대 벚꽃이 한창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사람에 치이고 그저 지칠 게 뻔했지만 '닌텐도DS'와 '불꽃놀이'에 현혹되어 또 우방랜드를 찾았다. 어디서 알았는지 요즘 닌텐도DS 노래를 부르는 녀석에게 (저도 대충 가격을 알기에)산타 할아버지를 둘러대어 연말까지 잘 미루어두었는데, 마침 이곳 영타운에서 세시부터 하는 빙고게임 타이틀이 닌텐도DS라 행여 하는 마음도 들고, 가까이에서 (개장 13주년 기념)불꽃놀이를 볼 욕심도 났던 것이다.
직장 동료 결혼식에 들른 0124님과 서연이를 입구에서 만나 곧장 영타운에 자리 잡고는 시끄러운 음악과 따가운 봄볕 속에 버텼으나, 짐작대로 셋 다 빙고 근처에도 못 가고 말았다. 그래도 긴 줄과 부실한 먹을거리에 지친 끝에 여덟시에 맞은 불꽃놀이는 감동적이었다. 불꽃이 터지는 바로 아래에서 맞는 불꽃들이 이렇게 장관일 줄 몰랐다. 마치 깊은 산 속, 그믐날 쏟아지는 별들이 그대로 눈 속으로 부서져 내리는 듯, 서연이와 나는 앉은 채로 그 속으로 빨려들고 있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일 테지만, 그만큼 가까이에서 동화되는 기분이었다. 불꽃 터지는 소리에 맞춰 저도 모르게 연신 감탄사를 내뱉고도 쿵쾅대고 울렁이는 가슴을 어찌할 줄 몰라, 마치고도 바로 자리를 뜨지 못하였다.
방금 담배 생각에 잠깐 나가 제법 많이 내리는 비를 보니 기온으로는 몰라도 꽃으로는 다 간 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산에 올라 무리진 선홍빛 진달래를 만나면 늦봄을 즐길 수 있으려나. 봄나들이 한번 제대로 못하고 지나가나 했더니, 불꽃놀이 한번으로 올봄이 이리 빛나는가 한다.
직장 동료 결혼식에 들른 0124님과 서연이를 입구에서 만나 곧장 영타운에 자리 잡고는 시끄러운 음악과 따가운 봄볕 속에 버텼으나, 짐작대로 셋 다 빙고 근처에도 못 가고 말았다. 그래도 긴 줄과 부실한 먹을거리에 지친 끝에 여덟시에 맞은 불꽃놀이는 감동적이었다. 불꽃이 터지는 바로 아래에서 맞는 불꽃들이 이렇게 장관일 줄 몰랐다. 마치 깊은 산 속, 그믐날 쏟아지는 별들이 그대로 눈 속으로 부서져 내리는 듯, 서연이와 나는 앉은 채로 그 속으로 빨려들고 있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일 테지만, 그만큼 가까이에서 동화되는 기분이었다. 불꽃 터지는 소리에 맞춰 저도 모르게 연신 감탄사를 내뱉고도 쿵쾅대고 울렁이는 가슴을 어찌할 줄 몰라, 마치고도 바로 자리를 뜨지 못하였다.
방금 담배 생각에 잠깐 나가 제법 많이 내리는 비를 보니 기온으로는 몰라도 꽃으로는 다 간 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산에 올라 무리진 선홍빛 진달래를 만나면 늦봄을 즐길 수 있으려나. 봄나들이 한번 제대로 못하고 지나가나 했더니, 불꽃놀이 한번으로 올봄이 이리 빛나는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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