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이가 지난 10월 16일 유단자부로는 처음 출전한 제4회 대구시바둑협회장배 학생 바둑대회에서 준우승을 하였다. 며칠 후 받은 단증. 공교롭게도 발급 날짜가 제 생일과 똑같다. 10월 22일에는 국무총리배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의 부대 행사 격으로 열린 포항시바둑협회장배 대구경북 학생 바둑대회에서 저학년부 3위를 하였다. 이튿날에는 가까운 친구 네 가족의 모임인 사계동행의 추계동행으로 청도 이서에 다녀왔다. 한 친구네가 가꾸는 시골집이 좋았다. 아이들은 민달팽이며 지렁이를 잡고 감을 따며 즐거워하였고, 나는 모처럼 아궁이에 불을 때는 재미를 맛보았다. 산은 단풍으로 타오르고 들판은 온통 감 천지였다. 어디였나, 가을이 눈을 찡긋하며 물러나는 게 설핏 보였다. 저처럼 모든 걸 두고 선선히 돌아갈 수 있을까, 사는 게 새삼스럽다.
칠월 어느 날 사진. 율은 어린이집에서 놀다 넘어져 이마에 여섯 바늘인가를 꿰맸다. 먹는 것, 보는 것, 노는 것의 취향이 제 형과는 정반대다. 그래서 더 잘 어울리려나.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