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from text 2009/04/14 19:38
스산한 봄이로고. 약속도 다짐도 없이 찾아온 고단한 봄이로고. 모눈에 갇힌 다족류 모양 갈 곳 잃은 봄이로고. 기대면 푸석푸석 마른 먼지 날리고야 마는 사랑하는 봄이로고.

직선은 왜 직선인가. 어떤 연유로 곧게 뻗어 너와 나를 나누고 이쪽과 저쪽을 가르는가. 무수한 너를 관통하여 한 줄에 꿰기도 하고 때로는 버리고 다시 돌아보지 않는가. 오랜 수직의 꿈을 어찌 다시 찾지 않는가.

지난날, 다시 지날 수 없는 날이 그리워 목매단 한 떨기 푸른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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