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율이가 탈장과 음낭수종으로 수술을 받았다. 입원부터 퇴원까지 2박3일 일정의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병원 문턱을 잘 드나들지 않는 우리로서는 큰일을 치른 셈이다. 중심가에 위치한 대학병원과 소아병동 6인실의 풍경은 인생살이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하게 해 주었다. 짧은 시간에 아는 이들도 여럿 만났다. 첫날엔 자식을 먼저 보낸 한 어머니의 슬픔을 만났으며(이튿날에야 알았다. 늘 그렇게 착하고 고울 수 없는 분이었는데, 글썽이던 눈물과 아파하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둘째 날 아침에는 수술실 앞 대기실에서 친구 녀석의 암 수술을 기다리는 그의 부인을 만났다(다행히 전이된 곳 없이 수술이 잘 끝나 저녁에 찾은 병실에서는 유쾌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의사로 있는 옛 친구도 만났다). 그리고 알은체를 하지는 않았지만 고등학교 때 좋아하던 동아리 지도교사를 보았고, 송아지로부터 공룡으로 이어지던 끈을 타고 만수와 통화를 하였으며 종화형 소식을 들었다.
더 잘 먹고 더 잘 뛰어다니는 녀석을 보니 길게만 느껴지던 며칠이 언제 그랬나 싶으면서도 그 며칠이 이상스레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식게 만들어 어제는 일없이 또 술을 잔뜩 먹고 말았다. 피할 일이지만 그래도 그러고 나니 사람들도 세상도 조금 예뻐 보인다. 오월에 찍은 율이 사진 몇 장. 몸이 자주 속삭인다. 서둘러야겠다. 주변을 정리하든 나를 정리하든.
* 끈을 놓지 말 일이다. 특별할 것도 외로울 것도 없다. 적어도 3%가 우글거리고 있지 않으냐.
더 잘 먹고 더 잘 뛰어다니는 녀석을 보니 길게만 느껴지던 며칠이 언제 그랬나 싶으면서도 그 며칠이 이상스레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식게 만들어 어제는 일없이 또 술을 잔뜩 먹고 말았다. 피할 일이지만 그래도 그러고 나니 사람들도 세상도 조금 예뻐 보인다. 오월에 찍은 율이 사진 몇 장. 몸이 자주 속삭인다. 서둘러야겠다. 주변을 정리하든 나를 정리하든.
* 끈을 놓지 말 일이다. 특별할 것도 외로울 것도 없다. 적어도 3%가 우글거리고 있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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