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2

from text 2014/12/01 16:03
첫눈이 아주, 잠깐 미친년처럼, 도시를 습격하였다. 12월의 첫날, 바람의 척후를 앞세워, 잠복하던 마음들을 깨우고, 이후는 아랑곳없이. 호응하던 땅이 벌떡 일어나더니 더 깊이 내려앉았다. 그사이 철모르던 목련 꽃망울이 다쳤고, 게걸음을 치던 사람들은 품었던 걸 슬쩍 설수에 녹였다. 소식을 전하던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말이 없었다.

* 그 밤, 첫눈을 화제에 올렸더니 다들 아니라 하더라. 쌓이지도 않았다면서. 한참 우기다 돌아보니 나도 그랬겠더라. 당신, 만나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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