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가고 있다. 어느 마음처럼, 짧은 매미의 일생처럼 덧없이 가고 있다. 며칠 아이의 생애와 나의 어린 날을 생각했다. 만남과 인연에 대해, 남은 날들에 대해 오래 돌아보았다. 어제는 바짝 마른 하늘에 천둥이 꼭 그렇게 울었다. 제 덩치의 몇 백배 되는 꽃매미 사체를 끌고 가던 개미와 음악당의 뜨거운 백색 시멘트 벽에 껍질로만 남은 달팽이를 떠올렸다. 거기 노랗게 피었던 개나리 무리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여름이 가고 있었고, 앞날을 예감한 듯 저마다 하던 일을 멈추기도 하였다. 봄이나 겨울 따위 더는 모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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