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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봉덕경 2022/09/14
  2. 한 소식 2022/09/04

봉덕경

from text 2022/09/14 13:20
-- 鳳德의 모든 것은 원래 있었으나 원래 없었던 것이다. 나고 죽는 것도 이와 같다.
-- 바르게, 천천히 갈 일이다. 무엇이 바른 것이냐. 바르지 않은 것이 바른 것이다.
-- 봉덕에도 사계절이 있다.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눈도 내린다. 달이 뜨고 해가 진다. 꽃이 피고 그늘이 진다.
-- 봉덕에는 늘 적당한 취기와 그만한 광기가 있다. 온전한 것은 온전하지 않은 것이다.
-- 병들고 아픈 것이 병들지 않고 아프지 않은 것을 지배한다. 병들지 않고 아프지 않은 것은 병들고 아픈 것을 두려워한다.
-- 노래와 이주는 허용되지 않는다. 다섯을 처형하면 다섯이 태어난다.
-- 흐르거나 고이되 차거나 넘치지 않는다.
-- 누구에게나 음주는 허용되나 누구에게도 음주를 권할 수는 없다. 다섯이 태어나면 다섯이 죽는다. 예외는 없으며 예외 없는 것은 없다.
-- 보고 싶은 것은 볼 수 있다. 가고 싶은 곳은 갈 수 있다.
-- 보고 싶지 않은 것은 볼 수 없다. 가고 싶지 않은 곳은 갈 수 없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할 수 없다.
-- 누구도 봉덕에서 길을 잃으면 두 번 길을 찾지 않는다. 봉덕이 길이요, 길을 잃은 자가 봉덕이기 때문이다.
-- 왔던 데로 가는 일은 없다. 임박한 일이란 이미 날 샌 일이요, 모두가 가꾸되 거두지 않는 청춘일 뿐이다.
-- 생산을 하지 않으니 새로운 질서 따위는 없다. 가끔 달이 지지 않고 해가 뜨지 않는다. 먼 땅이 다섯 번 흔들린다.
-- 예를 갖추어 서로 죽이고 서로 죽여 예를 갖춘다. 봉덕의 끝은 다른 봉덕이다. 다른 봉덕은 다시 봉덕이며 원래 있었으나 원래 없었던 것이다.
-- 아무는 일이 없고 아물지 않는 일이 없다. 변하는 일이 없고 변하지 않는 일이 없다.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고 능히 두 발을 뻗는다. 合掌.

한 소식

from text 2022/09/04 07:08
비극은 끝이 났다. 전말이 드러났고 세상은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누군들 한때 찌질하지 않았겠는가. 미래는 가고 있고 현재는 오고 있으며 과거는 과거끼리 충돌한다. 어떤 기억은 바뀌고 어떤 기억은 잃어버린다. 시간은 빠르거나 느리고, 칠엽수 열매에는 억겁의 시간이 있다. 제라늄과 선인장, 꽃치자, 킨기아눔에도, 호야, 개운죽과 달팽이, 물고기, 고양이에도. 가까워서 이리 먼 것인가, 멀어서 이리 가까운 것인가. 한 소식 듣는 일이 다른 우주 이야기 마냥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어마어마한 태풍이 온다는데 누운 자리마다 꽃이 피기를. 일찍 온 가을이 마저 거두어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