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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는 누구나 2009/06/08

우리는 누구나

from text 2009/06/08 23:56
일요일 오후,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과 마더를 보았다. 터미네이터는 1, 2편의 신화를 제대로 계승하고 진화하여 새로운 시리즈의 서막으로 손색이 없었다. 스스로에 대한 적절한 오마쥬로 지난 시리즈를 기리고 이야기를 완결함으로써 신화를 기억하는 이들을 위무하고 산뜻한 출발과 롱런을 기약하였다. 진정한 3편이자 1편.

제 허벅지에 침을 놓고 몸을 흔든다고 가슴의 응어리와 나쁜 기억을 떨칠 수야 없겠지만, 우리는 누구나 마더가 아니라도 무언가를 위해 그렇게 몸부림친 경험이 있다. 그 기억이 새겨진 자리는 봄이면 새살이 돋다가도 잎이 지고 새가 울면 때맞춰 터지고 갈라진다. 경계하지 아니할 것을 경계하게 하고 경계할 것을 경계하지 아니하게 한다. 가꾸지 않으면 황폐하기 마련, 더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은 돌이키지 않는다.

* 그보다 며칠 전엔 코렐라인 : 비밀의 문을 보았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라 서연이와 함께였는데 녀석이 이만큼 집중해서 영화를 보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연방 무섭다면서 저도 나처럼 이 환상적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꼼짝없이 빨려들고 말았나 보다. 그 세계가 인상적이었던지 나중에 제 어미가 원작 코랄린을 사다 주었을 때에도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독파하는 걸 보았다. 유령신부, 크리스마스의 악몽과 함께 기억할 이름, 팀 버튼, 그리고 헨리 셀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