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것이 무엇이든, 영원한 걸 꿈꾸고 그리워한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는 사람도 그렇다고 하면 으레 고개를 끄덕일 정도는 된다.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나침반이나 지도, 또는 길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그 길에 그만 익숙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이렇게 알 수 없는 말들을 또다시 늘어놓는 것은 영원한 것이라곤 영원히 없을 거라는, 누가 찍은 건지 알 수 없는 낙인 때문이다. 그 자국이 아직 시뻘겋게 타고 있기 때문이다. 종일 겨울비가 그렇게 내리더니 내어놓은 가슴에 남은 흔적은 지울 생각도 않고 저만치 달아나고 말았다. 자, 누굴 원망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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