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언덕처럼

from text 2010/08/12 18:13
지난주 월요일, 몽골에서 돌아온 날 저녁, 사무실 회식을 시작으로 수요일과 금요일 늦게까지 많은 술을 마셨고, 어제, 그제, 그끄제 내리 사흘 또 피할 수 없는 술자리를 가졌다. 고비 사막에서의 첫날, 몽골인 가이드 어기의 재담과 몽골 사람들의 유목민풍 노래에 취하고 급작스레 쏟아지는 빗줄기와 몽골 보드카에 취한 이후 넓거나 깊어진 것들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걸까. 돌아온 게 이제야 납득이 되고 실감이 간다. 사람은 얼마나 관대할 수 있고 어디까지 추할 수 있을까. 울림 큰 가락을 타고 언제 뜨거웠냐는 듯 곳곳에서 식은 바람이 모여드는데 나는 홀로 모래언덕처럼 흩어지고 있었다. 세상엔 하현을 향하는 달만 멀쩡하였고, 눈이 마주치자 흐리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다음은 이광구가 엮은 조훈현과의 대화에서 조훈현.

편한 대로 이해하세요. 그러나 일상적인 의미에서 착하다는 것과 승부에서 마음이 여리다는 것하고는 다릅니다. 착한 사람은 승부끼가 없고 나쁜 사람이라야 승부에 강하다는 그런 얘기는 아닙니다. 착한 사람이 승부에서는 더 지독해지고 더 처절한 결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건 제 생각은 아니고 저도 어디선가 읽은 얘기인데, 저도 잘 모르는 얘기를 하자니 좀 쑥스럽습니다만, 승부는 말하자면 결단의 연속인데, 결단이란 요컨대 '선의의 의지의 산물'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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