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륜의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을 재미있게 읽었다. 늙어서 꼭 다시 펼쳐보아야지 하면서, 옛날에는 좋았겠다 그랬다. 전시륜보다 멋진 여자들이 넘쳤다. 스무 살 무렵 들은 선배들 이야기가 있다. 미팅이라도 할라치면 때로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자리도 있는데 그럴 때면 상대가 자신이 벗어놓은 신발을 꼭 돌려놓아 주곤 했다는 얘기다. 그 세대는 그랬단다. 그게 통하는 예의였단다. 삼사년 된 일이지만,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자리에 같이 들어가던 이가 내 신발을 가지런히 돌려놓아 주거나 나란히 신발장에 넣어주던 일이 있었다. 그 손매가 마음만큼이나 예뻤다. 그 마음을 통째로 가질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던 기억이 난다.
한세상 살다가는 것이 무에 그리 잘나고 지랄난다고 속 쓰고 애태우는지 모를 일이다. 갈데없는 영혼들은 스스로 제 몸을 갈 데까지 밀고 가기도 한다. 찬 바람은 거짓말 같던 여름을 밀어내고 가뭇없이 가버린 것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렇게 주저앉아 울던 어떤 것들은 떨어져 꽃잎이 되기도 하였고, 가만히 토닥이는 손길에 놀라 달아나기도 하였다.
새벽 네 시, 돌아오는 길목들은 죄다 낯설었다. 내가 제 모습으로 세상을 보는지 세상이 비로소 제 모양을 드러내는지 알 길이 없었다. 오랜만에 가이아가 뒤척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 풰스튀봘에게 경배를.
한세상 살다가는 것이 무에 그리 잘나고 지랄난다고 속 쓰고 애태우는지 모를 일이다. 갈데없는 영혼들은 스스로 제 몸을 갈 데까지 밀고 가기도 한다. 찬 바람은 거짓말 같던 여름을 밀어내고 가뭇없이 가버린 것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렇게 주저앉아 울던 어떤 것들은 떨어져 꽃잎이 되기도 하였고, 가만히 토닥이는 손길에 놀라 달아나기도 하였다.
새벽 네 시, 돌아오는 길목들은 죄다 낯설었다. 내가 제 모습으로 세상을 보는지 세상이 비로소 제 모양을 드러내는지 알 길이 없었다. 오랜만에 가이아가 뒤척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 풰스튀봘에게 경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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