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은 흔적으로

from text 2018/07/07 13:58
이 블로그의 마지막 포스팅이 될 것 같다.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으나, 도메인 등록이든 웹호스팅 서비스든 더 연장하지 않을 생각이다. 흔적은 흔적으로 남을 것이로되, 때가 되면 사라질 일이다.

수조에 열대어 기르기에 빠져있다. 불멍의 지난함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물멍의 신묘함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아무렴, 열대어도 수초도 핑계일 뿐 단지 물을 위한 수고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어린이날, 가창 네이처파크에서 선물로 받은 베타 두 마리가 시작이었다. 사계동행 식구들과 청도 일박이일 여정에도 용케 잘 살아남은 녀석들 덕에 0.5리터의 물이 50리터로 늘었다.

전봇대 위에 마른 나뭇가지를 날라 둥지를 짓는 까치 두 마리를 보았다. 한 마리가 집 단장을 하는 동안 한 마리는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묵상하듯 오래 내려다보고 있었다.

때때로 당신이 무척 보고 싶은 날이 있다. 꽃이 피어서도, 봄이어서도 아니다. 바람이 불어서도, 가을이어서도 아니다. 모른 척 하는 술잔 속에 얼핏 당신이 있고, 나는 모처럼 술을 아끼고 담배를 아낀다. 여태껏 한 해 한 해 특별히 다른 것 모르겠더니 올해는 모든 게 다르고 낯설다.

* ADA 60P(60*30*36), 에하임 2005+파워하우스 스몰 필터, NAS LED Light 600 Fresh, 흑사+왕사, 아누비아스 나나, 미크로소리움 프테로푸스, 에키노도루스 레니, 에키노도루스 블레헤리, 엘레오카리스 파르불라, 그리고 구피 3, 삼각 플래티 2, 미키마우스 플래티 4, 안시 롱핀 3, 블랙 몰리 2, 코리도라스 아에네우스 2, 체리 새우 12(?), 베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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