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from photo/etc 2022/07/04 20:08
딱 한 번 길을 잘못 들거나 어쩌다 한 번 발을 헛디뎠을 뿐인데 돌아가는 길도 가던 길도 찾을 수가 없구나. 하긴 메뚜기도 한철이고 사랑도 한때라긴 하더라만. 도시의 동쪽 끝, 열기로 가득한 거리의 작은 벤치에 앉아 형형색색으로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을 본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느냐. 무엇을 하다 무엇을 하지 않느냐. 여기는 어디고 거기는 어디냐.

장자 소요유편에 이런 말이 있다. 요의 천하 양도 제안에 대한 허유의 답이다. '뱁새가 깊은 숲에 깃들여도 한 개의 나뭇가지에 의지할 뿐이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셔도 그 배를 채우는데 불과하오. 그러니 당신은 돌아가시오. 나는 천하가 쓸데가 없소. 요리사가 음식을 잘 만들지 못한다 해서 신주(神主)가 술단지와 도마를 뛰어넘어가서 대신 음식을 만들 수는 없는 법이오.'

지난달 거실 화분에 키우는 호야에 처음 꽃이 피었다. 둘째가 초등 저학년 때 학교에서 가져왔으니 오륙 년 만이다. 꼬박 사 년이 지난 수조에서는 바닥재를 몽땅 들어내는 대공사가 있었다. 새로 장만한 갤럭시 A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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