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etc'에 해당되는 글 20건

  1. 시퍼런 바다를 2024/09/06
  2. 기념사진 2024/08/31
  3. 마지막 계절 2024/02/25
  4. 달성습지에서 2023/10/24
  5. 허수아비 2023/10/24
  6. 산성산 잣나무 숲 2023/09/10
  7. 수조 2023 2023/01/30
  8. 어쩌다 2022/07/04
  9. 전국소년체육대회 2016/06/01
  10. 언제부터이던가 2015/10/11
  11. 다른 우주 2015/03/06
  12. 동물원 2012/10/03
  13. 내년에도 후년에도 2 2011/08/17
  14. 흐린 날 2011/05/07
  15. 대한생명배 1 2010/08/03
  16. 오십일 2 2009/04/14

시퍼런 바다를

from photo/etc 2024/09/06 12:18
한 사람이 온전히 다 궁금할 때가 있었다. 온전히 다 그리웠던 적도. 긴 여름이 가고 문득 가을이 오듯, 잠깐 졸았을 뿐인데 지난날이 꿈같기만 하구나. 어느새 세상일도 스스로도 궁금하지 않고, 다가오는 계절이 전하는 말에 조용히 귀기울일 따름이다.

어제 큰아이의 신병 교육훈련 수료식이 있었다. 어느 때보다 훌쩍 커 버린 모습을 보며 아주 오래전에 느꼈던 아비의 시린 마음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어린 제복들의 의젓한 모습이 파란 하늘, 시퍼런 바다를 닮았더라. 사진은 0124님의 아이폰 13 미니.

기념사진

from photo/etc 2024/08/31 10:58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중에도 며칠 부쩍 가을 냄새가 난다. 계절은 돌고, 우리는 되돌아가지 않는다. 그간 세일러 프로피트 캐주얼 M닙과 워터맨 까렌 F닙, 노트 몇 권과 잉크 몇 병, 펜 케이스를 추가하였다. 오랜만에 책도 몇 권 샀다. 무념, 응진 역의 법구경 이야기, 리처드 바크의 환상, 신형철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민병일의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당분간 뭘 더 들일 일은 없을 것 같고 기념사진 한 장 남겨 둔다. 이 세계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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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계절

from photo/etc 2024/02/25 08:56
토요일 저녁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최백호 콘서트에 다녀왔다. 한 주 내내 비가 내리더니 공연을 보고 나오는 길에 또 비가 내렸다. 공연의 감흥에 비까지 내리니 날씨 핑계로 다음날 예정되어 있던 사계동행 산행 일정을 뒤로 미루고 이십여 일만에 한잔하였다. 대봉동 징기스와 퍼센트. 창밖 풍경에 가라앉았다 자정 너머 돌아올 때까지 내내 비가 내렸다.

나이가 들고 긴장을 즐기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는 말과 마지막 계절이 가을이었으면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문제일 뿐 한 호흡에 부르기 어려우면 세 호흡에 부르면 된다고, 아흔에도 콘서트를 할 거란다. 그때 부를 마지막 계절이라는 노래도 만들어 두었다며 조금 들려주었다. 멋있게 잘 늙었다는 생각을 하며 멋있게 잘 늙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사람이 산다는 게 무얼까 잠시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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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습지에서

from photo/etc 2023/10/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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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from photo/etc 2023/10/24 17:58
신천에서 만난 허수아비. 두 팔 벌려 새를 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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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산 잣나무 숲

from photo/etc 2023/09/10 17:06
삶이 끝나면 죽음도 끝이 난다. 죽음도 더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죽음만큼 확실한 게 없고 죽음만큼 알 수 없는 것이 없다. 삶은 불확실하고 그만큼 명쾌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산길을 한 발 한 발 걷는다. 이미 진 낙엽과 이제 지는 낙엽이 가는 세월을 논한다. 산성산 잣나무 숲에는 여린 빛과 이른 고요가 있고, 시절은 늘 수상하나 세월은 끄떡 않는다. 언제나 산은 말이 없고 산을 닮은 나무들만 노래한다. 남은 광기를 주체하지 못한 어떤 중생은 제자리에 고꾸라지기도 한다.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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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 2023

from photo/etc 2023/01/30 21:02
그만 없앨까 진지하게 고민하던 수조의 위치를 옮기고 며칠 뒤, 더 유지하기로 마음먹은 김에 바닥에 적사를 깔았다. 탱크항 칠 개월 만이다. 어제 아침 무렵 조명을 켰을 때와 한낮 조명을 껐을 때. 마음에 들기도 하고, 많이 바꾼 기념으로 남겨 둔다. 갤럭시 A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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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from photo/etc 2022/07/04 20:08
딱 한 번 길을 잘못 들거나 어쩌다 한 번 발을 헛디뎠을 뿐인데 돌아가는 길도 가던 길도 찾을 수가 없구나. 하긴 메뚜기도 한철이고 사랑도 한때라긴 하더라만. 도시의 동쪽 끝, 열기로 가득한 거리의 작은 벤치에 앉아 형형색색으로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을 본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느냐. 무엇을 하다 무엇을 하지 않느냐. 여기는 어디고 거기는 어디냐.

장자 소요유편에 이런 말이 있다. 요의 천하 양도 제안에 대한 허유의 답이다. '뱁새가 깊은 숲에 깃들여도 한 개의 나뭇가지에 의지할 뿐이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셔도 그 배를 채우는데 불과하오. 그러니 당신은 돌아가시오. 나는 천하가 쓸데가 없소. 요리사가 음식을 잘 만들지 못한다 해서 신주(神主)가 술단지와 도마를 뛰어넘어가서 대신 음식을 만들 수는 없는 법이오.'

지난달 거실 화분에 키우는 호야에 처음 꽃이 피었다. 둘째가 초등 저학년 때 학교에서 가져왔으니 오륙 년 만이다. 꼬박 사 년이 지난 수조에서는 바닥재를 몽땅 들어내는 대공사가 있었다. 새로 장만한 갤럭시 A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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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소년체육대회

from photo/etc 2016/06/01 20:32
서연이가 5월 28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제45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바둑 남자중학부 단체전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하였다. 여러 선생님들의 과분한 응원과 환대를 받았고, 교문에는 축하 현수막이 걸렸다. 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부터 격려와 지원금까지 받아 체전 정식 종목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사진은 관련 기사에서 가져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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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이던가

from photo/etc 2015/10/11 06:38
서두르는 자에게는 서둘러 가는 길이 보이는 법이겠지. 머무는 자에게는 멈추는 것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터이던가. 슬픔, 기쁨, 즐거움, 성남, 아픔, 그리움 같은 고유의 감정을 잘 모르고 지난다. 둘러보면 나만 그런 것이 아닌 듯, 외면하고 지날 일이 아닌 것들이 새삼 귀하다.

10월 8일, 세 모자의 통영 나들이 길에 건진 사진 한 장. 느낌이 좋다. 0124님의 갤럭시W.

일 년이 이리 빠르다. 언젠가도 했던 말이지만, 달라진 건 없는데 또 모든 게 달라졌구나. 짧은 머리칼이 밤새 바람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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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우주

from photo/etc 2015/03/06 17:09
다른 입자로 만들어져 다른 힘의 지배를 받는, 각기 존재하는 수많은 다른 우주가 있을 지도 모른단다. 가 볼 수도, 관측할 수도 없을뿐더러 우리 우주만으로도 벅찰 일이지만, 내 속의 무언가가 열 배는 자란 기분이다. 상상만으로도 거기에 있음을 알겠다. 사진은 일곱 살 반에 올라가는 서율이의 유치원 입학식 날, 0124님의 갤럭시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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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from photo/etc 2012/10/03 10:46
서연이가 지난 9월 27일 대전 동물원으로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신혼여행 때 갖고 간 사진기가 고장나서 제주 시내에서 산 올림푸스 뮤2 자동 똑딱이에 코닥 프로이미지100. 녀석의 첫 사진들이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from photo/etc 2011/08/17 14:42
대한생명배 입상자들의 기념사진. 바둑뉴스에서 퍼왔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저 자리에 설 수 있으면 좋겠다. 지난 14, 15일엔 원주의 오크밸리에 다녀왔다. 서율이를 낳고부터는 어디 다닌 기억이 별로 없는 게 참 오랜만의 나들이였다. 직장 후배의 주선으로 차편이나 숙소 걱정 없이 온통 초록 속에 잠길 수 있었다. 그리고 달팽이가 한 마리 더 늘었다. 원주에 다녀오기 전, 같은 화단 깊은 곳에 뒹구는 걸 서연이가 발견한 것이다. 이제는 저나 나나 오며가며 그 화단을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겼는데, 더는 없는 것 같고, 아마 세 마리를 누가 버린 게 아닌가 싶다. 제 엄마와 함께 지은 이 녀석의 이름은 날라리를 따서 달라리란다. 이제껏 놀고 농땡이 피우다 꼴찌로 느지막이 들어와서 그렇대나 어쨌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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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from photo/etc 2011/05/07 09:56
매년 5월, 11월 말경이면 "햇살" 오비 모임을 갖는다. 모처럼 홈피에 들어가 이번 모임 공지에 댓글 달다 생각난 사진. 오래전 모임 때 시내 어느 순대집에서 디기가 찍어준 것인데, 낙관을 확대해 살펴보니 2003년인 모양이다. 왼쪽 사진은 한동안 이 블로그의 대문 사진으로도 썼었다. 흐린 날, 정처 없는 것들이 바람 따라 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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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배

from photo/etc 2010/08/03 17:59
대한생명배 세계 어린이 국수전, 예선 리그에서 2승 1패를 기록하며 8강이 겨루는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아쉽지만 녀석에게 좋은 약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0124님은 녀석의 진로 문제로 더 시달릴 게 뻔하니 차라리 잘 되었단다. 그리 생각할 수도 있겠다. 녀석은 가기 전부터 나랑 같이 가면 이길 수 있을 거라 했었는데, 어쨌든 첫 서울 나들이에 좋은 경험을 하고 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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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일 2

from photo/etc 2009/04/14 22:56
스튜디오에서 찍어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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