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은 임종을 앞두고 자신이 묻힐 곳에 세울 시비를 지정했는데, 그 하나는 권정생의 시 ‘밭 한 뙈기’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시 ‘새와 산’이라고 한다. 인터넷 한겨레의 작가 권정생 "교회나 절이 없다고 세상이 더 나빠질까" 기사를 보다가 붙어있는 관련기사를 보고 알았다. 이 '밭 한 뙈기'에 보면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라는 시구가 나온다.

피터 싱어는 아래 포스트에서의 언급에 이어 고대 그리스와 유대-기독교적 전통을 중심으로 돈벌이에 대한 서구적 사고방식에 대해 고찰하고 있는데, 우리는 참으로 오랜 기간 돈벌이를 치욕적인 행위로 여겼으며(특히 가장 본질적인 자본주의적 행위라 할 수 있는 돈을 이용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행위는 엄하게 비난받았다고 한다), 그 오랜 기간만큼 사람들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면서도 지금 시각으로 보자면 혁명적이랄 만큼 이상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토마스 아퀴나스는 "자신의 이웃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그를 구제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재산을 은밀히 취하는 것도 적법하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성경과 기독교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충동을 부쩍 느끼고 있지만, 특히 모든 기독교인들이 일독하기를 권해 마지않는 '우리들의 하느님'을 쓴 권정생이기에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라는 전언이 더욱 와 닿는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 아니었는가.

다음은 이오덕의 ‘새와 산’ 전문.

새 한 마리
하늘을 간다.

저쪽 산이
어서 오라고
부른다.

어머니 품에 안기려는
아기같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날아가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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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머리에꽃을 2006/11/04 04: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우리네 조상들, 선비들도 돈 버는 행위나 노골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동을 허물로 생각했었지요.

    • excuser 2006/11/04 07:51  address  modify / delete

      기억하건대, 우리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그런 잔재는 많이 남아있었던 것 같다. '돈'이 드러나는 걸 매우 부끄럽게 여기곤 했으니까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고 있지만, 우리는 환경과 생태를 유지하면서 모두가 좀 더 가난해지는 삶에 대해 깊이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