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를 처음 먹을 때 그랬다. 이 놈의 걸 어떻게 먹는단 말인가. 근데 이상하게 며칠 지나고 나니 그 곰곰한 맛이 자꾸 생각나는 것이었다. 다시 먹을 때도 아 참 이거 못 먹겠다 했는데, 또 며칠 지나자 그 씹히는 맛이 생각나곤 했다. 서너번 반복하고 나자 이제 그 맛을 조금은 알 것도 같아 간혹 먹곤 한다.
어제 영덕에 있는 팔각산을 오르내리면서 그 생각을 했다. 홍어랑 등산이랑 내겐 진배없는 것 같다고. 산을 오르기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는 딱 포기하고 내려갈까 하는 고비가 꼭 몇 차례 있으면서 이 놈의 것이 나에게 안 맞는 것 아닌가 회의가 들곤 하는 것이다.
일봉부터 이봉, 삼봉, 해서 팔봉까지 오르내리는 길이 험하였다. 곳곳에 암벽이라 밧줄을 타는 길이 많았다. 마른 가을 단풍이라 그리 곱지는 않았지만, 가을볕과 바람이 좋았다. 낚시터횟집에서 한 잔.
팔각산 입구 화장실에 영덕 무슨 로타리클럽에서 붙여 놓은 명언이 와닿아 메모해 왔다. 속에 옥을 지닌 사람은 허술한 옷을 입는다. 출처를 찾아보니 노자 도덕경 중 피갈회옥(被褐懷玉, 거친 옷을 입고 품에 옥을 지니다, 세인들이 그의 진가를 알지 못한다)에서 나온 듯 한데, 숨은 뜻이나 느낌이 사뭇 다르다.
어제 영덕에 있는 팔각산을 오르내리면서 그 생각을 했다. 홍어랑 등산이랑 내겐 진배없는 것 같다고. 산을 오르기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는 딱 포기하고 내려갈까 하는 고비가 꼭 몇 차례 있으면서 이 놈의 것이 나에게 안 맞는 것 아닌가 회의가 들곤 하는 것이다.
일봉부터 이봉, 삼봉, 해서 팔봉까지 오르내리는 길이 험하였다. 곳곳에 암벽이라 밧줄을 타는 길이 많았다. 마른 가을 단풍이라 그리 곱지는 않았지만, 가을볕과 바람이 좋았다. 낚시터횟집에서 한 잔.
팔각산 입구 화장실에 영덕 무슨 로타리클럽에서 붙여 놓은 명언이 와닿아 메모해 왔다. 속에 옥을 지닌 사람은 허술한 옷을 입는다. 출처를 찾아보니 노자 도덕경 중 피갈회옥(被褐懷玉, 거친 옷을 입고 품에 옥을 지니다, 세인들이 그의 진가를 알지 못한다)에서 나온 듯 한데, 숨은 뜻이나 느낌이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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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적응.. 삼합이라고.. 그.. 인동주랑 같이 주는.. 목포의 인동주 마을이란 곳이 생각납니다. 김해 있을 때 출장 무진장 다녀왔더랬는데.. 그곳이 뭐.. 그냬들 말로는 김대중 대통령님 진상(?)을 올렸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더군요. 가격도 크게 쎄지도 않고, 간장 게장이 실상은 우리 입맛에 더 맞았지만 서너 차례 적응을 해 보았지만.. 그게.. 그 때마다 힘겨웠는데.. 여럿이서 함께 먹을 때는 나름 괜찮으나, 술 한 잔 안하고 밥으로 먹을 때는 힘들더군요. 하지만 또 그 싸한 맛이 그리워지는 것이.. 아무튼 어려운 음식입니다.
거기서 10분 남짓 떨어진 곳에 낙지마을 - 지명은 아니고 - 이란 부락이 있는데 거기는 또 낙지가 유명하더이다. 제일 유명한 집을 소 뒷걸음질로 찾았으나 낙갈탕을 먹어야 하는건데.. 낙지탕이 제대로 된걸로 알고 먹었더니.. 낙지 세 마린가 헤엄쳤던 헹군 물에 기름 동동.. 암튼 맛집을 찾아도 메뉴에서 헤매면 망하겠더군요. 가격은 좀 비싼 편이었는데 광주에서 왔다며 떠들어 대던 두 커플이 제 옆 자리에서 먹는 걸 구경했는데.. 흉내도 못 내겠더군요. 나무 젓갈에 낙지 한 마리 꿰서 먹는데.. 10 분 상간에 그들이 대충 삼킨 낙지가 십 여 만원 어치는 되겠더군요. (댓글이 길어진다.)
귀한 맛집 두 곳을 출장 갔던 업체 관리와 직원에게 각각 들었는데.. 참.. 그게.. 욕만 먹고 돌아와도 시원찮을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고도 정감있던 사람 대하는 태도에 감동까지 먹고 왔지요. 워낙에 외진 곳이라 그런지. AS 하러 걔까지 간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사람들. 차근 차근 느긋하게 요구하고 기다리며 도와주고 밥은 먹었는지 - 구내 식당에서 밥을 먹게 해주었고, 그 밥은 경상도 여느 식당과는 비교도 안될 맛을 가진 찬들이었다 - 자고 갈건지, 잘거면 어디에 묵을건지 물어봐주고 관심 가져주었고, 심지어는 목포에 처음 와 본다는 저를 데리고 부속 사러 가는 김에 드라이브 까지 시켜주었어요. 그 관리라는 양반은 일산 사는 서울 사람이었는데.. 목포에 대한 인상을 강하게 심어 주셨고, 직원 분은 저 보다 훨씬 어린 연배 였지만 몇 차례 대면하면서 사적인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지요.
힘들고 짜증나는 목포 출장길이 개인적으로는 그립기만한 그런 시간이었네요. 아아.. 가을 타는갑다. 쀍~!!
아직 밥하고 먹는다는 건 상상도 않는다. 해도 쏘주 한 잔이랑 곁들이는 날이면 거 참 그 맛이, 하매 입에 이리 침이 고여서리 원, 언제 함 같이 땡기도록 하자꾸나, 대구에도 잘 하는 집이 몇 군데 있으니.. ^^
친절이란 작은 듯 해도 참 귀한 성품의 하나인데, 갈수록 귀해지니, 더욱 귀한가 한다, 쓰고 보니, 파이란이 불현듯 떠오른다. 친절한 강재씨..
강재씨는 친절하기만 했는데 역도산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함께하신 송해성 감독님의 스타시스템 부적응은 한차례 찔끔 눈물 훔치고 났더니 남는 여운이 없더이다. 가을이면 생각나서 또 틀어 보는 DVD들.. 러브레터, 8월의 크리스마스, 파이란, 봄날은 간다 가 티비 다이를 차지하고 있는데.. 허진호 감독님도 그 두 편이 다죠, 아마? 욘사마와 예진 아씨 나오던 제목도 기억 안 나는 그 영화는 보다 졸아서 무슨 내용이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네요. 가을 입니다. 논술 쌤이 권해주신 그리운 메이 아줌마를 챕터 2에서 울먹이다 면박 당하고 3으로 겨우 넘어가는 시점입니다.
요즘 복동이에게 책 읽어 주는 디기였습니다. (동화 구연 잘해요, 저..^^;;;;;)
서연이에게 권정생 동화집(이라기엔 그림은 별로 없고 글만 잔뜩인데) 중 하느님의 눈물 읽어주다 울 뻔한(운) 기억이 나는군. 소리 내어 책을 읽으면 감흥이 참 다르다는 걸 자주 느낀다.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불러주다가는 이절에서 그만 왈칵 하기도 했더랬지.
산토끼 2절 검색해서 불러줘야겠습니다.^^;;; 가을입니다..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충깡충 뛰면서 어디를 가느냐.
산고개 고개를 나혼자 넘어서
토실토실 알밤을 주워 올테야.
대관절.. 어느 대목에서..? 라는 생각만 드는 밤입니다.
산토끼 이절을 검색해서야 알다니.. ^^
사안~ 고~ 개 고 개 를 나~ 혼 자 넘어서
토~ 실 토~ 실 알 밤 을 주~ 워어 올 테 야
천천히, 좀 동요스럽지 않게, 약간은 가곡에 가깝게, 단조 음계를 띠며, 반복해서, 조금만 큰 소리로 불러보렴. 찬 바람 부는 어느 늦은 가을날, 산 고개 고개를 혼자 넘어서 그리 좋아하지도 않는 (토실토실이라는 반어적 부사까지 붙은, 그래서 이 대목을 강조하여 톤을 좀 높여 부르면 더욱 효과적인데)알밤을 줍는 한 마리 작은 토끼를 생각하면서.
뭐 아님 말고. ^^
지하철참사대책위 활동 하던 때 였습니다. 상황실 티브이에서는 흑산도 홍어특집 방송이 나오고 있었지요. 근데 마침 광주에서 온 Y간사가 그걸 보고는 자기 고향이 저기라며 경상도 음식에 대한 불평과 함께 홍어자랑을 줄기차게 해대었지요. 약이 오른 우리는 돈을 모아서 그 양반에게 오리지널 홍어를 대량으로 붙이라 압력을 넣었습니다. 일주일 후 우리는 엄청난 양의 홍어를 받았습니다. 일부는 양념이 되었지만 대부분은 엄청 삭힌 상태였지요. 급한 마음에 굵은 소금에 찍어 입에 넣자마자 뻥 뚫리던 콧구멍. 그 자극적인 맛은 아직도 콧속에 생생합니다. 코로 맛을 본 홍어. 중독성이 있더군요.^^
머꼬도 같이 가야겠는걸. 디기 대구 온지 한참 지났지만 아직 얼굴도 한 번 못 봐서 자리 한 번 잡을래는데, 홍어로다가 한 번 추진해 보자꾸나. ^^
홍어도 홍어지만.. 형 때문에 집 사람이 요즘 산토끼 노래를 구슬프게 불러대서 어쩌면 저 노래에 조만간 울 일이 있을 법도 합니다. 요즘 왜 이럴까요? 전문의와 상담이라도 받아야 하나요? 아아..
풋^^ 나야 뭐 노래방에서 클레멘타인을 구슬프게 불러서 몇몇 선배들을 울린 일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