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에 해당되는 글 2건

  1.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 2 2006/11/04
  2. 우리글 바로쓰기 2006/07/18
이오덕은 임종을 앞두고 자신이 묻힐 곳에 세울 시비를 지정했는데, 그 하나는 권정생의 시 ‘밭 한 뙈기’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시 ‘새와 산’이라고 한다. 인터넷 한겨레의 작가 권정생 "교회나 절이 없다고 세상이 더 나빠질까" 기사를 보다가 붙어있는 관련기사를 보고 알았다. 이 '밭 한 뙈기'에 보면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라는 시구가 나온다.

피터 싱어는 아래 포스트에서의 언급에 이어 고대 그리스와 유대-기독교적 전통을 중심으로 돈벌이에 대한 서구적 사고방식에 대해 고찰하고 있는데, 우리는 참으로 오랜 기간 돈벌이를 치욕적인 행위로 여겼으며(특히 가장 본질적인 자본주의적 행위라 할 수 있는 돈을 이용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행위는 엄하게 비난받았다고 한다), 그 오랜 기간만큼 사람들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면서도 지금 시각으로 보자면 혁명적이랄 만큼 이상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토마스 아퀴나스는 "자신의 이웃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그를 구제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재산을 은밀히 취하는 것도 적법하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성경과 기독교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충동을 부쩍 느끼고 있지만, 특히 모든 기독교인들이 일독하기를 권해 마지않는 '우리들의 하느님'을 쓴 권정생이기에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라는 전언이 더욱 와 닿는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 아니었는가.

다음은 이오덕의 ‘새와 산’ 전문.

새 한 마리
하늘을 간다.

저쪽 산이
어서 오라고
부른다.

어머니 품에 안기려는
아기같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날아가는 구나!

우리글 바로쓰기

from text 2006/07/18 16:00
주문한 책들이 도착하였는데, 우리글 바로쓰기 2권 뒤표지에 다음과 같이 써 있다. 눈에 확 띄는 이 '입장'

우리 지식인들은 분단 반 세기 동안 '입장'이란 일본말 하나도 바로잡아 쓰지 못했고, 아직도 바로잡을 생각조차 안하면서 끊임없이 병든 말을 퍼뜨리고 우리 말을 죽이고 있다. 그러나 나는 절망하지 않는다. 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방방곡곡에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병든 글에서 벗어나 말로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우리들 편임을 산같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연휴 때 들춰본 고종석의 '감염된 언어'에서 이오덕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보았지만(이오덕은 민족의 언어가 아니라 민중의 언어를 강조한다. 글말에까지 구어체를 강요하는 것은 우리말의 문체를 가난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의 문제의식은 충분히 의미 있고 올바른 것으로 보지만, 결국 자신의 언어를 선택할 때는 어떡할 것인가. 문제의식을 유지하고 전제하되 이오덕에게 나아가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