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text 2006/06/14 21:09
살펴봤으면 하고 적어놓은 책 목록. 강유원의 '몸으로 하는 공부', 바바라 런던의 '사진학 강의', 베른하르트의 '옛거장들', '비트겐슈타인의 조카', '소멸', 박민규의 '카스테라', 에티엔느 트로크메의 '초기 기독교의 형성', 피터 싱어의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윤구병의 책, '200주년 성서'...

'사진학 강의'는 SLR클럽 장터에서 구매하였고, 나머지는 좀 더 살펴본 후 구매 결정하여야 할 듯.

잘 읽지도 않으면서 목록이 좀 모이면 사는 버릇은 없어지지 않고 있다. 한두 권씩 살 때는 그렇게 열심히 읽곤 했는데, 인터넷 구매의 단점이기도 하고, 책을 읽기에는 정신이 너무 황폐해져 버린 탓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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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연이

from photo/D50 2006/06/14 17:16
18-70 번들에 이어 50.4 사서 찍어보고 스스로 감탄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이 녀석이 어떻게 이런 자세를 잡아주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맨발

from text 2006/06/14 17:11
김수영의 '서시'를 옮기고 보니, 최근에 본 시 중 가장 와닿은 문태준의 '맨발'이 생각난다. 최근이래봤자 여섯달도 넘은 것 같지만, 반성하는 의미도 있고 하여.

어물전 개조개 한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리인 듯 가장 오래하는 궁리인 듯 천천히 발을 거두어갔다
저 속도로 시간도 길도 흘러왔을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또 헤어져서는 저렇게 천천히 돌아왔을 것이다
늘 맨발이었을 것이다
사랑을 잃고서는 새가 부리를 가슴에 묻고 밤을 견디듯이 맨발을 가슴에 묻고 슬픔을 견디었으리라
아- 하고 집이 울 때
부르튼 맨발로 양식을 탁발하러 거리로 나왔을 것이다
맨발로 하루 종일 길거리에 나섰다가
가난의 냄새가 벌벌벌벌 풍기는 움막 같은 집으로 돌아오면
아- 하고 울던 것들이 배를 채워
저렇게 캄캄하게 울음도 멎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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