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중에도 며칠 부쩍 가을 냄새가 난다. 계절은 돌고, 우리는 되돌아가지 않는다. 그간 세일러 프로피트 캐주얼 M닙과 워터맨 까렌 F닙, 노트 몇 권과 잉크 몇 병, 펜 케이스를 추가하였다. 오랜만에 책도 몇 권 샀다. 무념, 응진 역의 법구경 이야기, 리처드 바크의 환상, 신형철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민병일의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당분간 뭘 더 들일 일은 없을 것 같고 기념사진 한 장 남겨 둔다. 이 세계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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