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에 해당되는 글 2건

  1. 먼저 간 자들아 2024/10/29
  2. 오래된 풍문 2024/10/19

먼저 간 자들아

from text 2024/10/29 21:10
마음을 따르기는 쉽지만 머리를 따르기는 어렵고, 죽음은 증상이 아니라 결과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글쎄 그럴 수도 있겠다. 어떤 날은 반나절에 반평생이 가기도 하고, 어떤 날은 한나절이 열두 번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도 한다. 엿새 후에 해가 저물 때 비로소 한 세상이 저물기도 한다. 갈 곳 없는 마음이 집을 찾기도 하고, 뱁새처럼 비비빕비 울기도 한다.

* 오늘로 여기 온 지 딱 오십오년이 되었다. 지나온 날들과 지나갈 날들이 다 아쉽고 쉽지 않을 테지만, 먼저 간 마음 잘 따라가리라 믿는다.
Tag //

오래된 풍문

from text 2024/10/19 08:35
세상일이야 본디 시시하고 경이로운 것. 만물은 태생이 하나라 어떤 화두든 오래 붙들고 있으면 답이 나오게 마련이다. 다시 새로운 질서가 온다고 한다. 가만히 숨었다가 천천히 움직이라고, 심장 같은 건 허공에 두었다가 천천히 내려놓으라고.

술과 커피, 차를 마시지 않고 먹는 걸 줄이면서 뭘 안 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안 하는 걸 하는 즐거움이라고 해야 할까. 먹는 즐거움, 마시고 취하는 즐거움, 뭔가를 하는 즐거움 못지않은 이 하지 않는 즐거움이 좋다. 더할 길 없어 빠지는 거면 어떠랴. 세상일이야 본디 시시하고 경이로운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