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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6 스물다섯 번째 롤 2008/07/05
  2. 보리새우 2006/12/05

M6 스물다섯 번째 롤

from photo/M6 2008/07/05 22:29
이러나저러나 시간은 저 먼저 흘러가고 기다려주지 않는다. 때때로 그 시간을 좇지 않는 것으로 위안을 삼기도 하지만 이 시간도 저대로 흘러가고 만다. 아무려나. 우연찮게 손에 들어온 유효기간 일년 지난 필름, 마지막 한 장 찍고 나서 벤치에 앉아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초록이 대세였다.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코닥 골드100

보리새우

from text 2006/12/05 13:44
어제는 모처럼 0124님과 한잔 했다. 근무 체계가 이제 정상적으로 돌아온데다 다음날 오후 근무만 있어 그러는지 한잔 사겠다 하여 남구청 네거리에 새로 생긴 '천일'에서 고기 구워 한잔 했다. 서연이도 뭐가 그리 신이 났는지 즐거워하여 2차는 내가 사마 하고는 '싱싱해물'로 가 '보리새우'에 한잔 더 했다. 안 그래도 먹고 싶었던 터에 오랜만에 먹는 보리새우 맛이 참 일품이었다. 비싸긴 하지만 한 마리를 두세번에 나눠 먹고 머리 구운 거에다 꼬리 남긴 것 추가로 구워 먹으니 한 상으로 손색이 없다.

보리새우 하면 아주 오래 전에 읽은 김윤식의 글 한 대목이 떠오른다. 어떤 평론집이었던 듯 한데, 한 시인과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보리새우를 맛있게 먹고는 주인에게 이거 한 마리 얼마요 했더니 삼천원이라 하여 비싸다 생각하는 차에 그 지인이 마담, 보리새우 스무 마리 주시오 해 깜짝 놀라는데, 그 때 이미 그들은 한 서른 마리쯤 먹어치운 후였는데, 그치가 시인에 대한 대우는 이러해야 하지 않겠나 했다는 내용이다. 삼천, 스무나 서른이 좀 미심쩍은 게 오래되어 아주 정확하지는 않다. 가끔 이런 사치를 베푸는 게 즐겁다.

싱싱해물의 일하시는 누님은 진짜 누님처럼 정겹다. 생각해보니 유일하게 누님이라 부르는 사람인데, 젊으셨을 때 어머니 모습이 문득문득 묻어난다. 서연이도 재롱 부리고 잘 따랐지만, 어젠 영락없는 서연이 친척 어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