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1

from photo/D50 2008/05/13 22:13
긴 연휴, 토요일과 일요일 0124님은 직장 체육대회로 충북 괴산에 갔다 오고, 어제, 오늘은 함께 포항엘 갔다 왔다. 바다는,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이 낮아 겨울바다를 연상케 했다. 동대구역, 포항역, 죽도시장, 과메기회식당, 삼식이, 북부해수욕장, 엔비치, 굴개굴개 청개구리, 오뎅사께, 불꽃놀이, 포스코 불빛, 멍게, 해양회대게센타, 튀어 오르던 방어, 회국수, 다시 포항역. 동대구역에 도착하여 신라명과 샌드위치와 롯데리아 새우버거를 먹고 나오는데, 삽시간에 하늘이 검게 변하더니 천둥 번개에 마음 같은 비가 내렸다.

한 순간 그럴 수 없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리 낯설기만 한 감정도 아니건만, 많은 것이 비어버린 듯, 아리고 아프다. 편하려 했던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 되어버릴 줄 몰랐다. 여행 내내 따라다닌 것은 과거인가, 미래인가. 이 독한 환영은 언제쯤 나를 놓아줄 것인가.

세상이 강요하는, 그래서 대부분이 받아들이는, 두 갈래 길이 마뜩잖다. 어찌 길이 두 갈래 뿐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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