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누(gnu) 한마리가 공포에 질려 도망치다가도 맹수의 배 밑에 깔리고 나서는 먼산을 보듯 순박하고 담담한 눈망울을 가지게 되는 것은 왜일까. 텔레비전에서 본 다큐멘터리 화면이라 해도, 단순한 체념이 아니라, 그렇다고 마지막까지 격렬히 몸부림치는 게 아닌, 그 어떤 한없는 순종이 나는 감동적이었다.
김곰치의 '발바닥, 내 발바닥'에서. 그 눈망울을 본 것 같지 않은가. 눈앞에 선연히 떠오르지 않는가. 그 눈망울이 빤히 바라다보는 것 같지 않은가. 한참 무연히 그 눈망울을 마주보다 '한번 가보는 것이다'에 가슴 일렁였던 원규형의 시 '먼 길'이 떠올랐다. '득병유시 치병유시'에 달아두려다 새로 올린다.
돌담 위의 굴뚝새야
앞 도랑의 버들치야
강 건너
산 넘어 간다고
발 동동 구르지 마라
그곳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으니
한번 가보는 것이다
저승길이 대문 밖이니
인연이 다했다고
발 동동 구르지 마라
먼저 가서
기다리는 사람들
저 세상에
더 많지 않겠느냐
김곰치의 '발바닥, 내 발바닥'에서. 그 눈망울을 본 것 같지 않은가. 눈앞에 선연히 떠오르지 않는가. 그 눈망울이 빤히 바라다보는 것 같지 않은가. 한참 무연히 그 눈망울을 마주보다 '한번 가보는 것이다'에 가슴 일렁였던 원규형의 시 '먼 길'이 떠올랐다. '득병유시 치병유시'에 달아두려다 새로 올린다.
돌담 위의 굴뚝새야
앞 도랑의 버들치야
강 건너
산 넘어 간다고
발 동동 구르지 마라
그곳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으니
한번 가보는 것이다
저승길이 대문 밖이니
인연이 다했다고
발 동동 구르지 마라
먼저 가서
기다리는 사람들
저 세상에
더 많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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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검색을 해서 이 홈피의 존재를 오래 전부터 알았어요. 특히 '먼저 가서' 이 글에서 발췌하신 구절들, '새만금예수님을 죽이지 말라'에서 숨은 듯이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왔는데, 통한 것 같습니다^^ <빛>을 읽고 난 뒤 공감과 호의를 표하신 밑의 글도 보았는데, 정식으로 '독후감' 한 번 써보시죠? '김곰치와 빛' 블로그에 옮기고 싶습니다.
그런데 사진 하시는 분인가요? 더러 몇 개 클릭해봤지만, 직업도 성함도 알 수 없고, 글이 좋아서 '글 쓰시나?' 하고도 생각해 봤습니다. '이반 일리치 읽기 모임'의 멤버인 것 같은데...
아이쿠, 책 잘 읽고, 블로그의 존재를 알면서도, 훔쳐보기만 하고 쑥스러워 흔적 남기지 못했는데, 부끄럽고 고맙습니다. 통한 것 같다시니 더욱 반갑구요. ^^
소견머리 없어 정식 독후감이야 언감생심이고, 알음알음 하던 주변 소개나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일전에 빌려달라던 지인이 있어 흔쾌히 그러마 하고는 아직 못 전했는데 사서 읽으라 해야겠습니다^^). 이반 일리치 읽기 모임 멤버는 아니구요, 그저 가족 사진이나 가끔 찍고 좋은 책들 찾아 읽으며 살고 있습니다(달마다 삯을 받고는 있습니다만 그닥 일은 열심히 하지 않으려구요^^). 블로그에 올리시는 지난 글들도 잘 읽고 있습니다. 꼭 좋은 인연 만나시기를. 건필을 기원합니다.
'알음알음 하던 주변 소개', 물론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독후감' 쓰기, 즉 글쓰기, 겸연쩍을 수도 있겠지만, 하고 나면 무조건 남는 게 있지 않나요.(남을 돕는 일이니까!) 더욱이 무척 깔끔한 글쓰기를 이미 즐기는 분이 아닙니까.(제가 쓱쓱 읽어보니까요.) 조경태는 정연경에게 퇴짜맞고, 김곰치는 excuser님에게 퇴짜맞고..^^ 그래도 '좋은 인연 만나시길' 하는 덕담이 '건필'보다 훨씬 고마운 말이네요. 마음이 바뀌면 언제라도 보내주세요! 깔끔한 글 속의 빛 이야기, 보고 싶어서요.
어째 쓰기가 더욱 두려워집니다만('깔끔한'이라니요?! 정연경이 그러다 조경태에게 퇴짜 맞지요? 곰치님에게 퇴짜 맞을까 겁도 나구요^^), '언제라도' 말씀해 주시니 '언제 한번'이라 해 두겠습니다. 뭐 우선 모면하고 보는 어린 아이 심정입니다만. ^^
어제 오늘, 남겨주신 글 덕에 '빛'이 들어온 듯 마음이 환합니다. 어제는 술이 그래서 더 단가도 했습니다. 자꾸만 짧아지는 가을만큼 자리도 빛이 나고 아쉬웠지요. 철이 바뀌는 즈음, 건강 유의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