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고 다 꿈꾸는 자의 몫일 수는 없는 것. 잊고자 마신 술은 그를 뺀 나머지 전부를 잊게 만들었다. 만난 만큼의 시간이 흐른 후 그 사실을 깨닫기까지 또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다. 상처에 돋는 새살처럼, 다른 기억이 살아나며 그를 잊을 수 있었으나, 모든 건 달라져 있었다. 비루한 사랑은 원망과 한탄을 지나 불구의 몸뚱아리를 만들어 놓았다. 인생의 무수한 틈과 달라진 시간은 어떠한 복기로도 정수를 알 수 없게 하였다.
한때 우리는 세상과 인간의 다채로운 결에 대해 이해하기를 멀리 했고,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단일한 이론으로 세상과 삶을 설명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결국 사랑하지 않았거나 사랑할 줄 몰랐던 거다. 물론 지상에 사랑이란 건 애초에 없었던 건지도 모른다. 아무려나, 저도 어느 쪽이든 비집고 들 틈이 없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내가 다른 N들에게 느꼈던 것처럼, 소녀 취향의 감성에 질리기도 했을 것이다. (계속)
한때 우리는 세상과 인간의 다채로운 결에 대해 이해하기를 멀리 했고,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단일한 이론으로 세상과 삶을 설명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결국 사랑하지 않았거나 사랑할 줄 몰랐던 거다. 물론 지상에 사랑이란 건 애초에 없었던 건지도 모른다. 아무려나, 저도 어느 쪽이든 비집고 들 틈이 없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내가 다른 N들에게 느꼈던 것처럼, 소녀 취향의 감성에 질리기도 했을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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