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2

from text 2009/12/22 15:33
저가 봉오리를 피어난 것으로 바꾸기에 밤새 함께 울었더니, 떨어져 내릴 때는 맺혔던 자리마저 가져가누나.

준탱이 들어왔고 날은 추웠다. 마음은 늘어졌으나 몸은 바빴고(일에서는 마음만 바빴고 몸은 늘어졌던 듯) 술자리에서만 한두 대 피우던 담배는 일상으로 돌아왔으며 술은 배로 늘었다. 서연이는 바둑 7급 승급 심사를 받았고 서율이 재롱은 늘었으며 비로소 나는 늙었다. 그리움은 쓸쓸한 연기처럼 재빨리 일상이 되었고, 달라진 건 없으나 모든 게 달라졌다.

살아가는 일이란 늘상 사소한 것에서부터 틀어지거나 꾸며지기 마련, 한없이 부풀다 지극히 사소해져버린 작은 몸짓은 알 수 없는 불가항력에 계속 몸을 내맡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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