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에 해당되는 글 2건

  1. 춘몽 2015/05/20
  2. 어린이날 2015/05/05

춘몽

from text 2015/05/20 23:44
그만하면 봄날이라 부르기에 충분했다. 낮 기온이 삼십 도를 오르내린 전날이나 다음날의 꼭 절반이었다. 일기예보를 비웃듯 종일 비가 내렸고, 기상청은 날씨를 중계하기에도 벅차 보였다. 못다 간 봄이 남긴 차마 마지막 봄밤인 듯 나는 애가 달았다. 오래된 어느 모퉁이, 기품과 위엄을 잃지 않고 이미 홀로 선 나무를 보았다. 잠시 흔들리던 물빛 줄기와 단단한 뿌리를 보았다. 아무렇게나 기대 그저 같이 흔들리고만 싶었다. 오래 흔들고도 싶었다. 가지 하나쯤 아무도 몰래 꺾고만 싶었다. 다음 세상일랑 없답니다. 살아서 다시 만나요. 계절은 감당할 것만 감당하였고, 가만히 가야금 섞인 노래를 들려주었다. 아무도 없는 밤이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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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from text 2015/05/05 23:03
어린이날, 서율이는 0124님이랑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이이팔기념중앙공원, 진골목 등지에서 놀고, 서연이는 나와 함께 새벽부터 서둘러 서울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4회 일요신문배 전국 어린이 바둑대회에 참가하였다. 조별 예선 리그와 본선 토너먼트로 펼쳐진 최강부 경기. 3승으로 비교적 가볍게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 첫 경기인 16강전에서 지난 열린바다배 첫 상대이자 그 대회 우승자와 맞붙어 반집 승을 거두었다. 굵직한 전국대회에서 이제야 성적을 좀 내보나 하는 기대를 가졌으나, 이어진 8강전에서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공교롭게도 8강전 상대 역시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다. 돌아오는 길, 네가 우승 제조기로구나, 농을 하였다). 멀리서 표정이나 몸짓으로 형세를 짐작하며 한 수 한 수에 긴장하다 보면 늘 이게 참 할 짓이 못 된다 싶은데 오늘은 유독 그 정도가 심했다. 지켜보는 사람이 이럴진대 막상 승부를 가리는 저야 오죽할까만, 글쎄 어리고 여리기가 아비 같기야 할까 싶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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