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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시, 사랑 2007/10/19
  2. 우리 딸, 두 번째 파마 10 2006/12/25

다시, 사랑

from text 2007/10/19 13:24
우리가 지금은 헤어져도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 그저 뒷모습이 보였을 뿐 우린 다시 만날 테니까
아무런 약속은 없어도 서로가 기다려지겠지요 행여 소식이 들려올까 마음이 묶이겠지요
어쩌면 영원히 못 만날까 한번쯤 절망도 하겠지만 화초를 키우듯 설레이며 그 날을 기다리겠죠
우리가 지금은 헤어져도 모든 것 그대로 간직해요 다시 우리가 만나는 날엔 헤어지지 않을 테니까

해바라기의 '지금은 헤어져도'가 며칠째 머릿속에 뱅뱅 돈다. 방배동 카페에서는 비틀즈의 미셸과 함께 일부러 신청해 듣기도 했다. 계속 소리 내어 흥얼거리다보면 다음 세상도 틀림없이 있을 것 같고, 벌어먹고 사는 일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충만한 기분이 불안하다. 문득, 김수영의 '사랑'이 떠오른다.


어둠 속에서도 불빛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을 배웠다 너로 해서

그러나 너의 얼굴은
어둠에서 불빛으로 넘어가는
그 찰나에 꺼졌다 살아났다
너의 얼굴은 그만큼 불안하다

번개처럼
번개처럼
금이 간 너의 얼굴은
서연이 두번째 파마한 날. 지난 번 파마한 게 낫다는 말을 너무 자주 들은 걸까. 0124님과 함께 미용실에 간 서연이가 웬 오줌을 쌌다길래 내의랑 바지 챙겨 갔다가 깜짝 놀랐다. 뽀글뽀글. 오는 길에 봉덕시장엘 들렀는데, 이 녀석이 뭐가 그리 신이 났는지 보는 사람마다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인살 하는 바람에 시장이 떠들썩할 정도였는데, 여러 번 딸인가 아들인가 묻는 분들이 계셨다. 핀을 꽂아놓으니 정말 영락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