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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발자국 2009/05/24
  2. 약속 8 2006/12/19

발자국

from text 2009/05/24 01:50
한 사나이가 갔다. 한 시대가 가듯 그렇게 갔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해 따라 날 저물 듯 스스로 걸어갔다. 공화국의 등짝에 선연한 발자국을 남기고 그렇게 갔다. 신동엽의 '散文詩 1'로 온종일 먹먹하던 가슴을 달래 본다.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鑛夫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덱거 럿셀 헤밍웨이 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오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남해에서 북강까지 넘실대는 물결 동해에서 서해까지 팔랑대는 꽃밭 땅에서 하늘로 치솟는 무지개빛 분수 이름은 잊었지만 뭐라군가 불리우는 그 중립국에선 하나에서 백까지가 다 대학 나온 농민들 추럭을 두대씩이나 가지고 대리석 별장에서 산다지만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이름 꽃이름 지휘자이름 극작가이름은 훤하더란다 애당초 어느쪽 패거리에도 총쏘는 야만엔 가담치 않기로 작정한 그 知性 그래서 어린이들은 사람 죽이는 시늉을 아니하고도 아름다운 놀이 꽃동산처럼 풍요로운 나라, 억만금을 준대도 싫었다 자기네 포도밭은 사람 상처내는 미사일기지도 땡크기지도 들어올 수 없소 끝끝내 사나이나라 배짱 지킨 국민들, 반도의 달밤 무너진 성터가의 입맞춤이며 푸짐한 타작소리 춤 思索뿐 하늘로 가는 길가엔 황토빛 노을 물든 석양 大統領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 가더란다.

* '담배 있나', 그게 사실이었든 아니든 그렇게 걸어간 마지막 길을 그보다 더 잘 상징하는 말은 없는 것 같다. 담배 한 대, 끝내 보류해 둔다마는 향 사르듯 사를 날을 또한 기약한다.

약속

from text 2006/12/19 08:37
오늘 밤 자정부터 술, 담배를 끊기로 하였다. 0124님과 함께. 혹시 모르는 상황을 대비한 단서, 다가오는 설날부터는 반주 성격의 한 잔 술은 허용키로 하고. 어기고 다시 먹거나 피우는 순간, 공지하겠다, 동네방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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