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from text 2014/10/14 17:03
단번에 무너질 줄 몰랐다. 그렇게 저릴 가슴이 남아 있는 줄 몰랐다. 겨우 지탱하고 있었던 게다. 어린 시절 그때처럼 한 번쯤 돌아봐 주기를 기다리며 오래도록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늘 아른거리던 것이 신기루 마냥 나타났다 사라졌다. 밤새 어느 구석에 적어 놓은 문장 하나가 맴돌았다.

일터의 웃어른께서 영면에 드셨다. 생전의 영상을 보며 몇 번이나 울컥하였다. 더 좋은 세상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여기 시름은 다 내려놓고 편히 가셨으리라 믿는다. 서연이는 처음으로 제 용돈을 모아 향수를 선물했다. 카드에 쓴 '아버지를 응원하는 아들'에 마음이 뭉클했다. 이래저래 잊지 못할 생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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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유람

from text 2014/10/06 15:34
연휴 중 이틀을 영천 일대에서 놀다 왔다. 치산관광지 캠핑장을 0124님이 예약하는 바람에 갑작스레 잡힌 일정이었다. 예약이 그리 어렵다는데 누군가 취소한 걸 용케 잡은 모양이다. 대원이(서율이에게는 레고 삼촌 또는 뚱뚱보 삼촌)에게 숯과 토치를 빌리고, 소고기 등심에 삼겹살, 새우, 막창 등을 장만하여 가족 여행 기분을 냈다. 혼자서는 처음으로 숯불을 피워 보았는데 역시 불을 가지고 노는 재미가 쏠쏠하였다. 서연이는 계곡물에서 다슬기를 잡는 것에만 신이 났고, 서율이는 낯선 환경과 여러 먹을거리를 즐겼다. 흐린 하늘이었지만 구름 사이로 꽤 많은 별을 볼 수 있었다.

이튿날에는 은해사와 사일온천에 들렀다가 편대장 영화식당 본점에서 육회비빔밥을 먹었다. 은해사는 처음 가보았는데 절은 모르겠으나 울창하고 넓은 진입로가 좋았다. 주변에 오래된 참나무가 몇 그루 있어서 아이들이랑 경쟁하듯 꽤 많은 도토리를 주웠다. 애들이 하도 좋아해 굳이 하룻밤 묵지 않더라도 종종 이렇게 채집할 수 있는 나들이를 하면 좋겠단 생각을 하였다. 돌아와서는 잡아온 다슬기를 키우기 위해 장독 뚜껑에다 돌멩이 몇 개를 넣어 집을 만들어 주었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또 군식구가 늘었다.

대회 참가 일지

from text 2014/09/22 17:15
서연이의 올해 대회 참가 일지. 타이젬 8단에서 두 번 미끄러지고 7단에서 정진 중. 다른 길을 걸었으면 어땠을까. 언제까지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정답 없는 고민이지만 결론이 해답일 터.

2월 23일, 군포 흥진초등학교, 제202회 한바연 학생 바둑대회 2조 23위(2승 3패)
3월 21일, 군포 흥진초등학교, 제203회 한바연 학생 바둑대회 2조 27위(1승 4패)
4월 13일, 고성동 시민체육관, 제6회 대구시장배 시민 바둑대회 최강자부 8강
5월 1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제3회 일요신문배 전국어린이바둑대회 최강부 예선탈락(1승 2패)
5월 18일, 군포 흥진초등학교, 제205회 한바연 학생 바둑대회 3조 7위(3승 2패)
6월 22일, 군포 흥진초등학교, 제206회 한바연 학생 바둑대회 2조 24위(2승 3패)
7월 13일, 계명대학교 바우어관, 제14회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국수전 대구지역 예선 국수부 1위
7월 19일, 포항 실내체육관, 제6회 영일만사랑배 전국 바둑대회 경북최강자부 우승
8월 3~6일, 공주 백제체육관, 2014 무령왕배 세계청소년바둑축제 초등최강부 공동우승
8월 7일, 서울 63빌딩 별관 그랜드볼룸, 제14회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국수전 국수부 2승 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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