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21'에 해당되는 글 3건

  1. FE 네 번째 롤 2007/02/21
  2. M6 첫 롤 2007/02/21
  3. 딜레마 2007/02/21

FE 네 번째 롤

from photo/FE 2007/02/21 23:38
이상하게 흔들리거나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은 사진이 많았다. 하긴 늘 그랬는데 크게 인화해보니 느낀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제 스캔과 인화를 맡기고는 M6의 결과물과 비교해보고 아깝더라도 FE를 일괄 정리하자는 마음도 들었더랬는데, 막상 인화된 사진들을 처음 보고는 가격과 편의성 대비 M6을 정리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좀더 자세히 뜯어보고 나서야 공부도 노력도 부족하고 열의도 없는 나를 돌아보게 되었지만, 여하튼 좋은 콤비를 갖춘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 니콘 FE, MF 50mm F1.2, MF 45mm F2.8P, 후지 오토오토200

M6 첫 롤

from photo/M6 2007/02/21 23:06
한 롤 찍는데 참 오래 걸렸다. 대부분 실내에서 짬짬이 찍었고 설 연휴 전날 좀 일찍 일을 마친 덕분에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서연이를 마중 나가 잠시 밖에서 찍을 수 있었다. 그 때 찍은 마지막 사진이 맘에 든다. 일부러 FE와 같은 필름으로 찍어 함께 아하포토에 스캔과 인화를 맡겼다. 값은 싼데 전에 맡기던 동네 사진관에 비해 어떤지 잘 모르겠다. 크게 인화해 보면 다르다고들 해서 쓸데없이 6R로 인화해봤는데, 오늘 집에 잠시 들른 처제와 0124님은 대번에 구분해내긴 하더라만, 두드러지는 차이는 잘 모르겠고 입자가 좀 더 잘고 곱다는 것과 역시 좀 맑고 투명한 느낌을 받았다. 테스트롤보다 건진 게 더 없다.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후지 오토오토200

딜레마

from text 2007/02/21 00:00
토머스 모어가 비극적인 순교자의 삶을 살았다면, 에라스무스는 한 세대 전 지식인들이 겪었던, 그리고 다음 세대들도 겪게 될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에라스무스의 득세는, 휴머니즘 같은 관용 운동이 불관용적인 단일 진영과 마주칠 경우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격려 고무할 수 있음을 증명해주었다. 동시에 에라스무스의 몰락은, 하나의 이상(理想)으로서의 '관용'은 적대하는 두 배타적 진영이 경쟁적으로 충성을 요구하는 한 더 이상 사람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 또한 입증해주었다. 이것은 에라스무스 이후 모든 시대에서 자유주의 정신이 직면해야 했던 딜레마이다.

- 윌리엄 L. 랭어가 엮고 박상익이 옮긴 서양사 깊이 읽기 1권 호메로스에서 돈 키호테까지 중 브로노프스키와 매즐리슈가 쓴 에라스무스, 시대를 초월한 지식인에서. 머꼬네에 실린 '그렇게 힘든 하루가 지나갔다.'와 그에 달린 댓글이 걸렸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