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난 이야기이긴 한데, 대법원 등기호적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지은 이름은 남자 아이의 경우 민준, 여자 아이의 경우 서연이라고 한다. 이 두 이름은 2004년과 2005년에도 1위를 기록하였으며, 지난해 2, 3위는 남아의 경우 민재, 지훈 순이었고, 여아는 민서, 수빈 순이었다고 한다.
서연이의 이름을 지을 때 내가 고려한 것은 우선 좀 여성적이거나 중성적인 이름일 것, 그리고 가급적 흔한 이름이 아닐 것 정도였는데, 이게 이런 결과를 만나고 보니 좀 당혹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 전에 0124님은 어디서 저와 나, 서연이의 이름을 넣어보고는 서연이 이름을 바꾸면 어떻겠냐며 고민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 달리 조금 흔들린다. 상서로울 瑞에 벼루 硯, 2003년에 지으면서 포털 사이트에 여러 번 검색해보고도 많은 이름을 만나지 않았었는데, 흔하면 어떠냐 싶으면서도 왠지 껄끄럽다. 자꾸 그리 생각해서 그런지 딱 서연이구나 싶었던 서연이가 이제는 서연이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마저 든다. 작명소에서 짓던지 집안 어른이나 이름난 어른이 지어주시던지 했다면 이러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다시 우리가 머릴 맞대어 짓는단들 뾰족수가 있겠냐도 싶고, 막상 진짜 바꿀까 생각하니 뒷목을 잡아채는 무언가도 있다.
* FE와 니꼬르 수동 단렌즈들을 좋은 분들께 넘겨드렸다. 홀가분하다. 스무살 언저리에 잠시 만져보았던 수동SLR의 그 느낌을 깨워준 FE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교차한다. 시집가서 대우받고 잘 살길 빈다.
서연이의 이름을 지을 때 내가 고려한 것은 우선 좀 여성적이거나 중성적인 이름일 것, 그리고 가급적 흔한 이름이 아닐 것 정도였는데, 이게 이런 결과를 만나고 보니 좀 당혹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 전에 0124님은 어디서 저와 나, 서연이의 이름을 넣어보고는 서연이 이름을 바꾸면 어떻겠냐며 고민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 달리 조금 흔들린다. 상서로울 瑞에 벼루 硯, 2003년에 지으면서 포털 사이트에 여러 번 검색해보고도 많은 이름을 만나지 않았었는데, 흔하면 어떠냐 싶으면서도 왠지 껄끄럽다. 자꾸 그리 생각해서 그런지 딱 서연이구나 싶었던 서연이가 이제는 서연이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마저 든다. 작명소에서 짓던지 집안 어른이나 이름난 어른이 지어주시던지 했다면 이러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다시 우리가 머릴 맞대어 짓는단들 뾰족수가 있겠냐도 싶고, 막상 진짜 바꿀까 생각하니 뒷목을 잡아채는 무언가도 있다.
* FE와 니꼬르 수동 단렌즈들을 좋은 분들께 넘겨드렸다. 홀가분하다. 스무살 언저리에 잠시 만져보았던 수동SLR의 그 느낌을 깨워준 FE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교차한다. 시집가서 대우받고 잘 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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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혁당행사 준비하느라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이름을 바꾸는건 좀 고민을 해보시는 것이 어떤가 싶습니다.
실제로 제가 원래 이름은 '성욱'이었는데 후에 '상훈'이라는 이름으로 바꾼 경험이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우리집의 3남매는 모두 이름이 두개입니다.
이유는 모두 처음엔 그냥 쉽게 이름을 지었다가 큰집에서 작명가에게 물어 여러가지 이유로 이름을 바꾸라고 종용하는 통에 끝내 바꾼겁니다.
저는 중학교때까지 집에서 부르는 이름과 밖에서 부르는 공식명칭이 달랐습니다.
왠지 지금 불려지는 '상훈'이라는 이름은 제 이름이 아닌 것 같아 십수년간 어색했더랬습니다.
공식이름에 익숙해진건 군대에서 관등성명을 줄기차게 입밖으로 내면서 였던 것 같습니다.
서연이도 이미 타인들에게 이름이 알려져있기 때문에 예전의 이름을 공유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닥 별스러운 경험은 아니었지만 여러 이름으로 불려지는데 따른 정신적 고통도 적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신중하게 결정 하셨으면 합니다.
*FE와 결국 이별하셨군요.
펜케익 렌즈 구경 한번 하고 싶었는데.ㅎ
아직 어리긴 하지만 뒷목을 잡아챈 무언가 중의 하나에 이것도 있겠다 싶다. 공감하는 바다. 자와 호를 무시로 썼던 선현들에 비할 바야 아니겠지만서도. 쉬운 일이기야 하겠냐.
작고 거의 새 거라 그런가 조작감 마음에 쏙 들고 하더라만 마음이 이미 콩밭에 가 있어서인지 정 들 새가 없었다. 아주 짧게 써 본 느낌으로는 좀 무겁고 짙은 색감을 내는 것 같았다. 좋아할 사람들은 좋아하겠더라. (내 눈엔 실번 역시 별로더라.. 즈미크론 35미리도 이것 땜에 블랙으로 잘 했다고 마음 굳혔으니까.. ^^)
헬스장 안 찜질방에 자빠져 읽은 기사에서 서연의 이름을 보았습니다. 그 무렵 저희도 지윤의 이름 때문에 고민 중이었지요. 조카 이름 지을 때는 하나만 받아오신 아버지께서 이번엔 세 개를 받아 오셔서.. 우리는 하루에 하나씩 혹은 한 번에 세 개를 다 불러보며 내린 결정은 우리가 부르기 쉬워야 한다는 것이었고, 세 이름 모두 뜻도 좋고 사주팔자에 맞게 지어왔다는 말에 마음 놓고 고른 경우기는 하나 고민 좀 했습니다. 그런데 출생 신고 마지막 순간 까지도 어른들은 맨 처음 지은 이름이 좋지 않냐고 하셨고, 우리는 그냥 우리 고집대로 여자 이름 같지 않냐, 약해 보인다..는 말씀들을 뒤로 등록을 했습니다. 그리고 사이 좋지 않은 친구 이름과 같아서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뭐.. 예전 버스 시트에 적힌 철학관 광고 카피가 기억나는군요. "누가 이름을 함부로 짓는가?" 이 문구는 나중에 효성 카톨릭 대학교에서도 현수막으로 보고 자지러 지듯 웃었던 기억이 나죠. 대가대.. 이름 참.. 암튼.. 밥 먹으러 갑니다. 처가 살이 이틀 남았습니다. 허허..
대가대.. 뭐 왠지 대가연한 게 괜찮은 것 같은데.. ^^
평생 안 흔들리고 마음에 들 이름자가 얼마나 있을래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이래서 이름은 옛부터 부모들이 직접 잘 짓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피해갈 충분한 명분이 서니 말이다. 우리같이 역학이나 미신이 강한 분위기에서는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