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from text 2025/02/02 21:20
누군가 채를 잡고 후려치는 듯 머리와 가슴이 목탁모냥 텅텅 울린다. 그래, 강을 건넜으면 뗏목을 버려야지.

강은 어디 있고 뗏목은 어디 있나. 멀리 목어 우는 소리 들린다. 잊었을까, 속없이 부르는 소리 들린다.

마음은 어느 하늘에 걸려 있나. 마음으로 어찌할 수 없는데도 마음이 쓰이니 마음으로 마음을 다스릴밖에. 마음에 마음을 쓸 수밖에.

외길

from text 2025/01/12 09:28
본디 사람이 다 좋을 일도 아니고 다 싫을 일도 아니다. 좋고 싫은 것이 적당히 섞여 있을 일도 아니다. 가던 길이라고 다 갈 일도 아니고 모르는 길이라고 못 갈 일도 아니다. 낯선 이야기라고 내 이야기가 아닌 것도 아니고 늘 하던 얘기라고 내 이야기인 것도 아니다. 알 수 없는 것에 매달릴 일도 아니고 안다고 다 아는 것도 아니다.

지난밤 꿈에 길을 잃고 헤매다 옛사랑을 만났다. 사랑도 세월만큼 때가 묻어 좋으면서 싫었다. 안쓰럽게 서로 마주보던 것도 다 옛일이 되었구나. 저 멀리 온 데로 가는 길이 보인다. 다시 올 기약이 없을 뿐, 외길 수순에 저어할 일 있으랴.

새생활신조 2

from text 2024/12/30 12:26
몸과 마음을 쓰되
말과 욕망과 음식을 아끼고
취하지 말며
아쉬움이나 조바심 없이
적도 미련도 버리고
맑은 눈으로
천천히
다음을 준비하자
눈부신 겨울을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