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from text 2024/06/09 13:40
그래, 언제나 때를 기다렸지. 과거로 가거나 미래를 추억하고, 길을 접어 주머니에 넣을 적이나, 문득 누군가를 만나고, 흐리거나 비가 내리고, 헤매다 다시 길을 낼 적에도. 때가 되면 알지. 멱살 잡은 건 언제나 내가 아니라 때라는 걸. 그래, 너도 오래 기다렸구나. 먼저 움직이지 않는 세월처럼, 언제나 그렇게.

길을 걷다 보았다. 거기 있던 너. 지나지 않은 지난날.

잔을 비우며

from text 2024/05/02 23:18
두 병에서 세 병으로 가는 그 어디쯤
두고 온 사랑이 있을까
까무룩 잃어버린 꿈이 있을까
그 어디쯤
어린 날 그 어디쯤 가는 길이 있을까

사월을 보내며

from text 2024/04/30 01:14
사월을 보내며
사월에 보낸 그 사람을 생각한다
청춘의 몇 년을
나와 함께 보낸 사람
사월을 보내며
함께 사월을 보낸 그 사람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