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6 열일곱 번째 롤

from photo/M6 2007/10/19 01:07
마음에 바람 불고 늦게 난데없이 비 내리던 날 그때, 그리고 녀석의 네번째 양력 생일날.

어쩌다 여의도에 갈 때마다 대통령 후보를 만나게(?) 되는데, 지난 대통령 선거 때에는 당시 민주당 경선 후보이던 노무현을 욕탕 안에서 만나 목례를 주고받은 적이 있으며, 얼마 전에는 탈의실에서 후보 확정 직전의 이인제를 만나 악수를 나눴는데, 이번에는 야밤에 맥주 한잔하다 권영길 후보와 일행들을 만나 몇 차례 악수를 하고 몇 마디 말도 나눴다. 일행 중 한 분은 자꾸만 나에게 면이 익다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이번에 난생 처음 한강 유람선을 타보았다. 누구라도 한 번 타보고는 다시 타진 않을 것 같았지만(만나는 상대가 바뀐다면 모를까), 뱃전에 서서 바람을 맞는 기분이 상쾌했다. 조각난 달이 계속 따라다녔다.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코닥 포트라160vc

사랑

from text 2007/10/13 08:46
아껴야겠다. 시간이나 사람은 몰라도, 술은.

* 오래된 퀴즈 하나. 'O끼고 O하는 게 사랑이다'의 O에 들어갈 말은? 알고 나면 당연한 것 같지만 맞히는 사람을 아직 못 봤다. 정답은 아, 위. 그러게 이제야 이들을 더 사랑하려 할 따름인 게다. 마치 섬광이 일듯 '술을 아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르자, 긍정적 사고의 힘인가, 평화가 흐르고 힘이 불끈 솟는다. 기특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 벤을 기리며 오랜만에 잭콕을 먹고, 그리운 소주를 먹었다. 잘 가, 벤.

Leaving Las Vegas

from text 2007/10/12 01:53
술자리 내내, 모처럼 밤길을 걸어 집에 오는 내내, '라스베가스를 떠나며'가 떠나지 않았다. 무리 속에서 혼자 벤을 생각하며, 벤과 대화하며 술을 먹었다. 그를 생각하면 더 큰 잔에 술을 붓고, 더 자주 잔을 들어야 했을지도 모르지만, 잘 들리지 않는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에 바빴다. 그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羑里에서처럼 빤히 내다뵈는 걸 받아들이는 육조의 심정이었을까, 이제 그렇게 다 버리고만 싶었던 것일까, 종내 갈 수밖에 없는 시간의 가르침을 그저 따라간 것 뿐일까, 얼마 전 술 마실 적 심정으로 미루어 대꾸할 뿐, 더 오래 잔을 나누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게 한 생애에 주어진 사랑과 '행복'은 유한할 터, 이제 어디로 간단 말인가.

I'm Ben. I'm Sera. Sarah, with an 'H'? With an 'E', S-E-R-A, S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