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이가 찍은 사진

from photo/D50 2007/12/15 22:01
대구우체국엘 갈 일이 있어 나갔다가 이이팔기념중앙공원에서 만나 서연이가 찍은 사진, 그리고 어린 사진사. 남은 필름이나 소진하게 사진기 갖고 나오랬더니 서연이가 자기도 찍을 수 있는 사진기를 갖고 가재서 오공이도 들고 나왔댄다. 잘 몰랐는데, 아무래도 사진 찍을 때 표정을 좀 바꿔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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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 3

from text 2007/12/15 12:08
남자와 여자는 소리 없는 찻집에 마주앉았다. 주인도 시중꾼도 없었다. 해바라기 모양을 한 시계만이 움직이는 물체였다. 나를 닮은 딸을 낳아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내가 없더라도 당신을 잘 보살필 거예요. 여자가 말했다. 그 전에 나를 떠나면 당신을 죽여 버릴 거예요. 왼손 검지 손톱을 살짝 들어 바닥을 기는 이를 지그시 누르는 의지보다 간단히, 찍 소리도 없이 가볍게. 그때, 남자는 믿었을까? 이 작은 행성보다 더 작은 체구가 전하는 다짐을. 다른 별들이 돋기 시작했을 때, 함께 나무 틈에 가 숨기 전에 남자가 말했다. 오늘은 꽃잎을 띄운 맑은 술을 한 잔 하고 싶군. (계속)

남자와 여자 2

from text 2007/12/13 15:04
길을 걷다, 남자가 물었다. 여기가 어딘가? 당신의 주위를 돌고 있는 작은 행성이에요. 여자가 말했다. 당분간, 아무도 이 별을 찾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창백한 해바라기들이 남자를 보고 웃고 있었다. 하얗게 바랜 저 달은 당신을 닮았군, 남자가 낮게 중얼거렸다. 해는 지레 길게 이울었지만, 어디에도 그림자는 없었다. 이 별 어디에도 이제 누군가 남겨놓은 흔적은 없어 보였다. 물론, 그런 건 애초부터 없었던 건지도 모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