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입장에서

from text 2006/07/11 08:55
생각해 보자. 그 사람의 입장에서. 그 가축, 그 짐승의 입장에서. 그 풀이나 그 나무의 입장에서. 자연의 입장에서. 지구(엘니뇨니 해수면 상승이니 뭐 그런 게 지구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저 뭐 자기정화 작용 정도 아니겠느냐는 요지의 글을 어디서 봤더라)의 입장에서. 또는 우주의 입장이나 이른바 신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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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놀토

from photo/D50 2006/07/08 23:49
서연이 녀석은 어린이집 가는 날은 깨워도 잘 일어나지 않으면서, 쉬는 날은 용케 일찍 일어나 안경을 주며 나를 깨운다. 해동되기를 기다려 고등어 구워서 둘이 아침 먹고, 자두며 복숭아 깎아 주고, 이 녀석 이발할 때가 되어 대백프라자에 갔다. 7층 어린이 미용실에 가면 얌전히 잘 깎이긴 하는데 일만삼천원이라니 너무 비싸다. ‘꽉꽉꽉껌’ 하나 씹으면서 이발하고, 늘 정해진대로 일리 프로즌 요구르트 토핑해서 나눠 먹고, 하늘공원에서 잠시 놀다가, 달성공원엘 갔다 왔다. 미용사가 넘겨준 머리가 어색한 듯 하면서도 잘 어울려 보인다. 눅눅한 날씨에 곧 비가 쏟아질 듯 하여 예정보다 일찍 봉덕동 집으로 갔다가 만리장성에서 식구 모두 모여 전가복이랑 중국식 냉면(서연이 표현으로는 냉면국수)을 먹었다. 내일 동생 생일도 축하할 겸, 어른들께 최근 맛들인 중국식 냉면도 대접할 겸.

이런, 제기, 상대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 게 뭔 의사며,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뭘 가르친다는 게냐.

더랍고 질긴 노예근성과 그것의 전복적 형태, 그 다양한 변주들.

목구멍이 정말 포도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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